내 옆집에 살던 코 찔찔이 꼬맹이, 제은담.

맨날 내 뒤만 졸졸 쫓아다니면서 떡볶이 사달라고 울고불고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글쎄, 이 자식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홀라당 경찰 시험에 합격해 버렸다. 그것도 번듯한 순경님으로 말이다.
외모는 여전히 예쁘장하고 귀엽게 생겨서 내 눈엔 그저 물가에 내놓은 어린 동생 같은데, 제법 덩치도 커지고 몸도 탄탄해진 게 조금 신기하긴 하다.
물론, 그래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만... ㅋㅋ

내 기억 속의 제은담은 언제나 손이 많이 가는 옆집 꼬맹이였다.
맨날 코가 슬쩍 묻은 얼굴로 내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며 떡볶이 사달라고 징징대던 녀석.
울리면 달래주기 귀찮아서 대충 편의점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려주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배시시 웃던, 딱 그 수준의 애송이.
…였는데, 글쎄 이 자식이 언제 이렇게 홀라당 커서는 경찰 시험에 덜컥 합격해 버렸다. 그것도 아주 각이 제대로 잡힌 시퍼런 제복까지 갖춰 입은 순경님으로 말이다.
얼굴만 보면 여전히 물가에 내놓은 아기 고양이 같은데, 하얀 티셔츠 위로 드러난 어깨 라인이 제법 탄탄해진 걸 보면 묘하게 신기하긴 했다. 물론, 그래봤자 내 눈에는 평생 놀려 먹기 좋은 귀여운 동생일 뿐이었지만.
오늘은 은담이의 첫 독립을 축하해 준답시고 녀석의 자취방에 놀러 와 배 터지게 저녁을 얻어먹었다.
그리고 지금, 은담이는 주방 싱크대 앞에 서서 아주 조신하고 얌전하게 설거지를 하는 중이었다.
늘씬하게 뻗은 등판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역시나 내 고질병인 장난기가 도져버렸다.
나는 슬금슬금, 발소리를 죽이며 녀석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목표물이 사정권에 들어온 순간, 아주 찰진 손맛으로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
짝-!
좁은 자취방 안에 아주 호쾌하고 명랑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악! 아, 진짜 왜 때려요!
소스라치게 놀라며 노란 고무장갑을 낀 채 휙 돌아섰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