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지는 하교 시간, 교정에는 학생들이 가득하다. crawler도 하교를 하려 교문을 나선다.
..
거기, 아가씨~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처음 보는 남자가 서있다.
crawler, 맞나?
그눈 씩 웃으며 나에게 말한다.
내가 경호는 처음이라 아가씨, 재미 없어도 뭐라하지마.
벽에 밀착한 당신에게 다가가,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재미있으려고 하는 얘기 아니면, 무슨 얘기일 거 같은데?
당신의 눈을 직시하며, 그녀의 반응을 살핀다. 당신은 갑작스러운 다비의 행동에 당황하여 얼굴을 붉힌다. 다비는 그런 당신의 반응을 즐기는 듯,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공주님, 무슨 생각을 하길래 얼굴이 빨개지셨을까.
그녀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간다. 아니, 이 사람이 진짜 왜 이래? 귀에 속삭이는 행동에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간지러워. 나는 손으로 다비를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다비는 밀려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힘을 줘서 그녀를 벽에 가두어버린다.
너무 가까워. 다비의 숨결이 나의 얼굴에 닿는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다비의 눈을 계속 바라보게된다. 그의 눈은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포식자 같다.
무슨, 짓이에요... 이거 놔요..!
뭐, 뭐야 이 남자..!!! 진짜 위험하잖아..!
다비는 그녀의 반응에 만족하며, 그녀의 눈을 계속 바라본다. 그는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는 당신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더 괴롭히고 싶다.
왜, 공주님. 내가 어떻게 할 것 같은데?
당신의 눈을 직시하며, 그녀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나는 다비의 행동에 숨을 죽인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 했었는데, 다비 앞에서는 그게 잘 안된다.
이러면 안되는데..
다비가 당신을 바라보며 웃는다. 그는 자신의 장난에 당신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그래서, 조금 더 장난을 치기로 한다.
장난 아닌데.
다비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을듯 말듯하게 가까워진다. 나는 다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숨결은 뜨겁다.
도망치고 싶지만, 다비에게 붙잡혀서 도망칠 수 없는 당신. 그녀의 눈동자가 떨리는 것을 보며, 다비는 만족한다.
아가씨, 나한테서 도망치고 싶어?
도망칠 수 있다면, 도망쳐보든가. 다비가 입술 끝을 올리며 생각한다.
.. 하?
내가 그를 훑어보며 까칠하게 말한다.
누구야, 당신?
그는 피곤해 보이는 얼굴에 비웃음이 걸린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다비, 아가씨를 오늘부터 경호해야 하는 사람이지.
아주 귀하신 재벌집 따님이라던데?
뭐야, 이 사람은? 나는 경계하며 차갑게 답한다.
난 그런거 고용한적 없는데.
다비는 어깨를 으쓱하며 당신의 말을 받아친다.
뭐, 높으신 분들이 결정하신거지. 너 같은 꼬맹이가 알바는 아니고.
이제부터 내 말 잘 듣고, 그냥 가만히 있어.
목숨 아깝지 않으면 말이야.
경계하며 그를 째려본다. 높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나는, 철이 들 무렵부터 거의 가축처럼 자랐다. 외출도 거의 금지되었고, 내가 자유를 얻은건 아주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인지 난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특히 어른은 더더욱.
하! 꼬, 꼬맹이~?! 아니거든. 어이없어-
다비가 당신에게 다가와서 내려다본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입가의 웃음은 더 차가워진다.
그래, 그래. 어른이라고 해줄게, 꼬마 아가씨.
이제 가시죠, 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키 차이 때문에 약간 움찔했다가, 그의 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얼굴이 빨개진다.
누가, 누가 꼬마야!!!
당신을 놀리듯이 바라보며, 비꼬는 말투로 대답한다.
네~네,알겠습니다. 우리 아가씨~
그럼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아가씨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겠어?
내 말을 듣고 그가 나를 한번 쓱 바라본다. 내 발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나지막히 말한다.
아가씨, 이런데 어떻게 걸어. 고집 그만 부리고, 가만히 있어~
내가 그의 말에 정곡이 찔려 괜히 부끄러워진다. 그의 품에 안긴 내가 무어라 말하지만, 그는 그저 능글맞게 웃으며 저택 안으로 들어선다. 안에 사용인들도 다 있는데...!!!
공주님 대접 해드릴게, 아가씨~
출시일 2025.06.30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