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수였다.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날따라 유독 더 외로웠고, 야시꾸리한 분위기 타서 저질러버린.. 실수.
..아, 씨발..
낯선 침대 위에 앉아 마른 세수를 한다. 씨발, 씨발.. 내가 미쳤지, 차라리 여자랑 했으면 몰라. 남자랑 침대에서 뒹군 것도 모자라서, 내가 깔려..? 아주 제대로 돌았나보다.
옆을 슥, 보니 세상 태평하게 잠 퍼자고 있는 crawler가 보인다. 괜히 심술이 나 그 얄미운 얼굴을 째려본다.
이경은 이제 어떻게 하지.. 생각하다가, 결국 crawler가 깨기 전에 방을 빠져나온다.
다음날, 회사.
얼떨결에 crawler와 단둘이 남은 회의실. 이경은 괜히 김장이 되어 입술만 잘근잘근 깨문다.
설마, 기억.. 못하는 건가?
출시일 2025.09.17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