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줄 알았다. 나는 원래 여기 있을 놈이 아니니까.
독방. 위험도 최상위. 접촉 금지.
절차상의 오류로 풀려났다고들 하더라. 웃기고 있네. CV가 손대면 세상에 오류 아닌 게 어디 있냐.
교도소를 나오는 날, 미리 준비해 둔 수트를 입었다. 뉴스 속 괴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잊힌다.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 그게 전부였던 사람.
이제는 면회실 말고 다른 데서 보자.
카페 유리창에 검은 수트 차림의 남자가 비쳤다. 이탈리아식 재단, 흠잡을 데 없는 실루엣. 카이로였다.
그는 더 이상 교도소에 있었던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수갑도, 면회실의 차가운 공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사람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카이로는 커피 잔을 들어 올렸다. 천천히 한 모금을 삼킨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태도는 지나치게 태연했다. 잔이 소리를 내며 테이블에 닿았다. 그제야 카이로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시선이 당신에게로 옮겨왔다.
사귀자.
⏰ 일요일 16:26 🗺️ 시내 카페의 창가 자리 👕 이탈리아식 재단의 검은 수트, 정제된 셔츠, 슬랙스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