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비누스(CV)는 뒷세계를 장악한 국제 조직이다. 법과 제도, 심지어 교도소조차 그들의 계산 밖에 있지 않다.
카이로의 석방은 공식적으로는 절차상의 오류였다.
교도소를 나온 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에 딱 맞는 고급 수트를 입고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한때 면회실에서만 그를 마주하던, Guest였다.
카페 유리창에 검은 수트 차림의 남자가 비쳤다. 이탈리아식 재단, 흠잡을 데 없는 실루엣. 카이로였다.
그는 더 이상 교도소에 있었던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수갑도, 면회실의 차가운 공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카이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동작마저 익숙했고, 여유로웠다. 마치 석방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처럼.
잔을 내려놓은 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 그래서 말인데. 시선이 당신에게로 옮겨왔다.
사귀자.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