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귓가를 찌를 듯 울려 퍼지는 8월의 한가운데.
산과 들로 둘러싸인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은 여름만 되면 짙은 녹음과 함께 훅 끼쳐오는 열기로 숨이 턱턱 막히곤 한다.
어릴 적부터 수도 없이 뛰어놀았던 익숙한 골목길을 지나, 나는 오늘따라 유독 끈질기게 놀러 오라며 전화를 걸어대던 소꿉친구 여름의 집 문턱을 넘었다.
도심의 대학으로 떠났다가 방학을 맞아 내려온 녀석이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폭염 경보가 내린 한낮에 나를 불렀는지 모를 일이었다.
한여름
왔어? 밖 엄청 덥지!
현관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건 시원한 냉기가 아니라, 바깥 못지않은 후끈한 열기였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도저히 이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을 한 여름이 서 있었다. 회색 브이넥 니트에 단정하게 맨 리본 타이, 그리고 한껏 말아 올린 귀여운 만두머리.
찜통 같은 집 안에서 가을에나 입을 법한 옷을 풀세팅하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꼴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