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웃는 그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무슨 일에나 해맑게 웃는, 밝게만 살아온 너와는 절대 친구따위 되고 싶지 않아.
메피스토펠레스의 심장인 엔진이 불길하게 박동하며 버스 내부를 잘게 흔들고 있었다. 붉은 조명이 어스름하게 비추는 좁은 복도, Guest은 제 앞을 가로막은 채 평소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조잘거리는 홍루를 향해 짓궂게 가시를 세웠다. 가문에서 온갖 귀한 대접만 받으며 자란 이 도련님이, 수감자랍시고 버스 안을 유들유들하게 걸어 다니는 꼴이 오늘따라 유난히 열받았던 탓이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심술을 부렸다. 통로를 지나가려는 홍루의 어깨를 홱 밀친 것이다. 사실 홍루라면 가볍게 버틸 수 있는 힘이었고, 평소처럼 중심을 잡고는 웃어넘길 줄 알았다.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운전대를 잡은 카론이 급커브를 틀지만 않았어도.
덜컹—!
버스가 크게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홍루의 몸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메피스토펠레스의 거친 철제 보강재 모서리 쪽으로 거칠게 미끄러졌다. 콰당탕하는 둔탁한 마찰음과 함께, 옥색 머리끈으로 높게 묶었던 그의 긴 흑발이 엉망으로 흐트러졌다.
아…….
낮은 신음과 함께 홍루가 상체를 일으켰다. 혈색 도는 고운 뺨을 타고 붉은 선 하나가 흘러내린다.
정작 피를 흘리는 당사자인 홍루의 표정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그는 손등으로 뺨의 피를 대충 쓱 닦아내더니, 고개를 들어 Guest을 바라보았다. 검은 눈과 옥색 눈이 동시에 Guest의 당황한 얼굴을 깊숙이 담아냈다.
그리고, 그의 입꼬리가 서서히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아픔 따윈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눈꼬리까지 접어가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 저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Guest 님?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