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낙담과 행복이 꼭 공존할 수 없는 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때 이걸 알아서 나를 그토록 사랑할 수 있었을까? 너무 슬퍼 울면서도 사랑한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해줄 수 있었던 걸까?
부엌 쪽에서 30분째 요란한 달그락 소리와 함께 "어라?" 하는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멍하니 일어나 침대 헤드에 기대 앉는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문득 궁금해진 탓이다.
홍루는 앞치마를 어설프게 묶은 채 거품 바다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세미에 주방 세제를 반 통은 들이부었는지, 싱크대뿐만 아니라 그의 얼굴과 머리카락에도 하얀 비눗방울이 잔뜩 묻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흘긋 뒤돌아봤다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앗, Guest 님! 지금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신 건가요?
작게 박수까지 치며 해맑게 방긋 웃는다.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으신 모양이네요~ 다행이에요!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