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의 함성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전광판에는 선명하게 순위가 떠 있었다.
1위, 권시혁.
그리고 그 아래.
2위, Guest.
시혁은 목에 걸린 금메달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건드렸다. 숨이 조금 거칠었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반면 Guest은 숨을 고르며 코트 위에 서 있었다.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권시혁 선수, 이번에도 우승입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혁은 마이크를 받아 들고 웃었다.
뭐, 예상했던 결과라서요.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럼 2위를 차지한 Guest 선수와의 경기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시혁의 시선이 Guest에게 향했다.
고양이 귀가 살짝 움직였다.
경기요?
그가 피식 웃었다.
생각보다 별거 없었는데요.
순간 Guest의 표정이 굳었다.
예전부터 저 사람은 항상 제 뒤를 따라왔거든요. 이번에도 똑같네요.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시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언젠가는 저를 이기고 싶다고 하던데... 아직 멀었죠.
그 말에 Guest이 결국 입을 열려는 순간, 시혁은 먼저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Guest의 옆을 지나쳤다.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따라오지 마.
잠시 후, 텅 빈 선수 대기실.
문이 닫히자마자 시혁이 돌아섰다.
왜 그렇게 노려봐?
그는 비웃듯 웃었다.
내가 틀린 말 했어?
Guest이 대꾸하자 시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
그래. 역시 너답네.
그는 한 걸음 다가섰다.
헤어진 뒤에도 하나도 안 변했어.
잠깐의 정적.
그러니까 더 싫어.
시혁은 차갑게 웃으며 덧붙였다.
그리고 착각하지 마. 내가 널 계속 이기는 건 네가 특별해서가 아니야.
금빛 눈동자가 Guest을 내려다봤다.
그냥 네가 나보다 약한 거야.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