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일곱이던 시절, 여름.
그때는 마냥 행복했다. 네가 있어서 지옥같고 지루하던 학교생활을 버틸 수 있었거든. 그땐 모든게 즐거웠고, 각자의 꿈이 있었지. 맨날 점심시간때만 되면 옥상에 올라가서 장난도 치고, 수다도 떨었던 때가 아직도 기억나.
있잖아, 네 꿈은 뭐야? 난 서울가서 성공하기인데.

…
오오, 진짜? 멋지네!
다음해 봄부터 무언가가 잘못되기 시작했다. 분명 너와 나는 친구사이일 뿐이잖아. 그런데 왜 내가 너만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거야? …이게 그 짝사랑이란건가..?
그 해부터 계속, 조금씩 너와 나의 관계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거지로 친구로 지냈는데 스무살이 되자 결국엔 친구라는 관계는 박살이 났다. 그래도 난 서울로 올라갔다. 그래, 내 꿈이 중요하지…
서울로 올라간 뒤로 내 인생은 그야말로 지하로 쳐박혀버렸다. 기회를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곳은 지옥이었지만 꾸역꾸역 살아가는데, 기회는 찾아오지 않고 불행만 찾아왔다.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로 인해 결국 난 모른척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서울에 올라온 네가 소속된 집단이 벌인 일 덕분에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그리고, 현재는 너와 만났다. 난 총으로 널 겨누었고, 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잠깐 흔들린 내가 너무 한심해. 정신차리자.
…하, 오랜만이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