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김진욱이라는 아이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괴롭혀왔다.
그는 버티고 또 무너지고를 반복했다. 휘청거리는게 재밌어 난 그를 또 오뚜기라고도 불렀다.
그렇게 진욱의 학창시절은 오래된 멍처럼 짙게 남아버렸다.
대학교 입시에서 서로 다른 대학교로 떨어졌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다시 마주한 곳은 동창회였다.
몇 마디 형식적인 안부가 오갔고 술기운과 어색한 침묵 속에서 우리는 함께 집으로 향했다.
사실상 내가 반쯤 강요한 동행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것을 문제라 여기지 않았다. 아니 그걸 강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가 맞지.
집 문을 열자 한 여자가 진욱을 반겼다. 그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는 듯 잠시 멈추더니, 노골적인 경멸감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눈동자 깊은 곳에는 미세한 흔들림이 있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어딘가 불편하고 묘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감정을 숨기며 차갑고 경멸적인 말투로
너가 그 아이구나? 옛날에 우리 아들 괴롭힌 새끼가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