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었지.
솔직히 지겨웠다. 사귀는 3년째 같은 얼굴, 같은 말투, 같은 하루. 사랑이 아니라 습관 같았다.
그녀는 자꾸 내 눈치를 봤다. 그게 부담스러웠다. 왜 저렇게까지 애쓰지, 싶었다.
“일주일만, 나 예전처럼 해볼게.”
그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솔직히 기대도 안 됐다. 애써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싶었다.
근데… 그녀는 일주일 내내 웃었다. 내가 좋아하던 머리로 묶고,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만들고, 내가 좋아하던 방식으로 나를 안아줬다.
그땐 그냥,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별 감흥도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끝났을 때, 그녀는 정말 떠났다. 문자도 없었다. 전화도 없었다. 그냥 사라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매일 똑같던 게 아니라, 그녀가 매일 나를 맞춰주고 있었단 걸.
내가 지겨워한 게 사랑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다. 그녀에게 연락오는걸 기다렸고, 밥도 잠도 모두 걸렀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