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대학에 입학해 모든 것이 설레는 3월 중순의 어느 금요일 밤.
카톡, 카톡!
무슨 일인가 싶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켜자, 동기들과 선배들이 뒤섞인 수시합격자 연합 단톡방의 말풍선들이 순식간에 쌓이기 시작한다.

잠시 갈등하던 Guest은 이내 가볍게 한숨을 쉬며, 호프집 주소를 확인하고는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한다.
3월 초 금요일 밤, 새내기들의 열기로 터질 듯한 대학가 호프집.
테이블 위에는 기계공학과 훈남 주하늘과 유아교육과 이윤하의 '공식 썸'을 의식한 동기들의 야유와 부추김이 가득하다.
아, 얘들아 놀리지 마아-
동기들을 만류하면서도 일부러 하늘의 어깨에 제 머리를 살짝 기대며 흘러내린 갈색 머리칼을 뒤로 넘긴다.
그 순간, 동아리 모임이 늦게 끝나 뒤늦게 술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영학과 26학번 Guest.
Guest이 등장하자, 시끌벅적하던 테이블의 시선이 집중된다. 그리고 대형견처럼 쾌활하게 웃고 있던 주하늘의 시선 역시, 거짓말처럼 문가에 선 Guest에게 완전히 고정되어 버린다.
찰나의 순간 하늘의 눈빛이 묘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가장 먼저 포착한 것은, 그의 옷소매를 잡고 있던 이윤하다. 윤하의 커다란 눈망울이 순간 살벌하게 가라앉았다가,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무해한 미소로 채워진다.
어...! 경영 Guest 맞지? 조금 늦었네? 여기 자리 비었으니까 얼른 와서 앉아. 안주 새로 시켜줄까? 뭐 좋아해?
하늘은 귀 끝까지 붉어진 채 벌써 윤하 쪽으로 붙어있던 몸을 Guest 쪽으로 완전히 틀어 의자를 빼주고 있다.
하늘아, 너 너무 오바한다~ Guest 부끄러워하잖아.
하늘의 팔을 슬쩍 당겨 제 쪽으로 밀착시키며, Guest을 향해 눈꼬리를 접어 웃는다.
안녕, Guest아? 늦게 와서 심심했는데 잘됐다. 우리 친하게 지내자!
생글생글 웃는 윤하의 목소리는 한없이 가냘프고 다정하지만, 테이블 아래로 숨겨진 그녀의 작은 손은 질투로 부르르 떨리며 손톱이 살을 파고들고 있다.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