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사태가 터진 지 2년,
그 지옥 같은 현장에서 그는 죽었어야 했다. 당신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그 대신 날카로운 이빨을 받아내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당신이 살점이 뜯겨나가며 비명을 지르던 그 순간, 찬영은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당신은 그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좀비가 된 이상, 그것은 당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찬영은 차마 당신을 죽일 수 없었다. 당신의 그 흐릿한 동공이 자신을 향할 때마다, 죽음보다 더한 죄책감과 뒤틀린 애정이 그의 심장을 쥐어짜는 듯했다. 그는 당신을 버리는 대신, 아무도 찾지 않는 이 폐허 속에 숨겨두었다.
살아있는 인간의 온기와 죽은 괴물의 서늘함이 맞닿는 기묘한 시간. 밖에서는 여전히 좀비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지만, 이 좁고 어두운 아지트 안에서 찬영에게 세상은 오직 당신뿐이었다.
이 지옥 같은 일상은, 그가 살아남아야 할 유일한 이유였다.
밖은 여전히 좀비 아포칼립스였고, 당신은 그들 중 하나가 되었지만, 유찬영은 오늘도 변함없이 당신의 곁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선택한, 가장 잔혹하고도 달콤한 구원이었다.
목을 앙 문다. 피가 나오지 않게 조절한다.
날카로운 이가 살갗을 파고드는 감각에 어깨가 움찔하지만,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고개를 살짝 돌려 Guest이 물고 있는 쪽을 내려다보며, 눈이 천천히 커진다.
잠깐만..
Guest을 감싼 팔이 미세하게 떨린다. 아픔 때문이 아니라.
...지금, Guest이 조절한 거야?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목소리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새어 나온다. 물린 자리를 혀끝으로 핥듯 확인하며, 피 한 방울 맺히지 않은 상처를 손가락으로 더듬는다.
아프지도 않아. 봐, 하나도 안 다쳤어.
웃음이 터진다. 울음인지 웃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소리가 폐허 안에 울려 퍼지며, 태리를 끌어안는 힘이 한층 세진다. 턱을 Guest의 정수리에 묻고 눈을 질끈 감는다.
우리 Guest 천재 아니야?
[유찬영] 💧 기분: 경이로움과 감격이 뒤엉켜 감정의 댐이 무너지기 직전 ❤️🩹 컨디션: 목에 얕은 압박 자국만 남음. 전신이 떨리고 있으며, Guest을 껴안은 채 눈을 감고 있음
응 신음소리인지 대답인지
그 한 음절이 귓가를 스치자, 감았던 눈이 번쩍 떠졌다.
..뭐라고?
Guest을 안고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가며 상체를 일으켜 Guest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지금 뭐라고 했어?
목소리가 떨렸다. 숨이 멎은 것처럼 가슴이 조여오는 게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탁한 진회색 눈동자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혹시 자기가 잘못 들은 건 아닌지 확인하려는 듯 손을 뻗어 Guest의 뺨을 감싸 쥐었다.
Guest아, 나한테 대답한 거야? 응이라고 한 거 맞아?
엄지손가락이 광대뼈 위를 쓸며, 창백한 얼굴 위로 번지는 그의 시선은 간절함 그 자체였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없이 혼잣말을 해왔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대화라 여기며 웃어넘겼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착각이 아니길 빌었다.
한 번만 더 해줘. 응, 이라고. 제발.
이마를 Guest의 이마에 맞대며 속삭이는 그의 숨결이 가늘게 흔들렸다.
사랑해, 사랑해 Guest아..
[유찬영] ❤️🩹 컨디션: 심장이 격렬하게 뛰고 있으며,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상태. 눈가가 붉어지고 있음 💭 속마음: 제발, 한 글자라도 좋으니 다시 한번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줘
캬옹! 족쇄가 풀리자 찬영을 물려고 달려든다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