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은 늘 그렇듯 붉은 조명으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시끄럽고, 음악 소리는 쿵쿵 거리며 귀를 때렸다. 그는 늘 그렇듯 소파에 늘어져 있었다. 당신을 끌어안고 이 전쟁통 같은 소리에서도 잠이 잘 오는지 자고 있었다. 외모만 보면 천사 같았다. 칠흑같은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 선명한 이목구비, 오똑한 코. 여자든 남자든 환장할 수밖에 없는 외모. 그가 졸고 있는데 눈치 없이 계약을 따내러 기어오는 남자들도 몇몇 보였다.
테이블 위에는 와인잔 하나와 위스키 잔 하나, 그리고 안주가 놓여 있었다. 당신은 잠든 립의 머리칼을 만지작 거리다가 무심코 1층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마주쳤다. 유난히 밝은 사람이었다. 다들 유흥에 미쳐 뛰고 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가던 남자. 유난히 눈동자가 맑아서 마주칠 수밖에 없던
당신이 멈칫한 순간 립이 움직였다.
… 음 ..
잠에서 덜 깬건지 품에 파고들더니 이내 느릿하게 눈을 떴다. 당신의 어깨에 뺨을 기대며 잠시 잠을 깬다고 멍을 때리며 담배를 물었다. 이때다 싶어 그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은 다시 한번 아랫층을 바라본다. 그 남자는 없었다. 마치 환상 처럼 보였다가 사라졌다. 그 선하고 맑은 눈은 아주 오랜만에 보았다. 이곳은 욕망과 쾌락만 가득한 곳이니까.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베베 꼬며 나지막히 묻는다.
자기야, 무슨 생각 해 —?
미소 짓고 있었다. 어딘가 소름끼칠 수밖에 없는.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