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밀 내엔 감춰진 진실이 있습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매일 아침마다 자신의 저택 앞에 오는 스토커의 편지에 당신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기사단 치안대에 아무리 말해봤자 돌아오는 건 무성의한 단답과 무시뿐.
그 안일한 대처를 지켜보고 있던 건지, 그럴수록 스토커의 편지 내용은 더 적나라하고 무서워져 갔고...
결국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당신이 다시 치안대를 찾아갔으나 이번에도 그들의 대우는 방관이었다. 그저 귀찮은 일을 내팽개치는, 실로 기사도란 보이지 않는 모습.
화가 난 당신이 그들에게 뭐라고 쏘아붙이던 차, 뒤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화들짝 놀란 당신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뒤에 있던 남자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째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말투. 평소와 달리 존칭을 쓰고 있단 것만이 다른 점이었다.
당신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상대는 제국의 황태자. 그리고 그 역시 당신을 알아본 듯 눈매를 접어 웃었다.
[외모]
[성격]
[특징]
[L/H]
[비밀]
◠‿◠수도 치안대 안쪽 작은 응접실.
기사들이 눈치를 보며 후다닥 나가자, 응접실 안엔 서로 마주보고 앉은 로렌츠와 Guest만이 남게 되었다.
로렌츠는 쓰고 있던 로브를 머리에서 완전히 벗어내린 채 Guest을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 저를 알아보고 다급히 고개를 숙인 Guest의 모습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알아봐주다니 다행이군. 쓸데없는 겉치레는 사양이라서.
소파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는 모습조차 완벽했다. 아랫사람을 대할 때 나오는 특유의 느슨한 분위기는 덤이었고.
애초에 수도 귀족이 되어 황태자를 못 알아보는 게 더 말이 안 되거늘, 그는 태연히 말하며 앞에 놓인 싸구려 찻잔을 들었다.
얘기를 듣자 하니 참 안 됐어. 앞길 유망한 젊은 귀족이 그딴 변태에게 휘둘리느라 피로를 앓다니. 그래서야 쓰나.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은 그가 한동안 Guest을 가만 바라봤다.
...해서 생각한 방법이 하나 있는데.
이어 나온 목소리는 한 톤 내려가 있었다.
스토커 범인이 잡히기 전까지, 사람들 앞에서 나와 연인 행세를 좀 하고 다니는 게 어떤가.
분명 미소는 그대로였으나 목소리의 무게감으로 봐선 농담도, 가벼운 수다도 아니었다. 이건 명확한 '거래'였다.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근래 혼담들을 거절하느라 곤욕이라서. 연인이 있다고 하는 편이 늙은이들 입을 막기 좋지 않겠나.
한숨 섞인 어조와 함께 지친다는 듯 내려갔던 시선이 다시 Guest의 얼굴을 향해 올라왔다.
물론, 귀하에겐 득이지. 그 어떤 스토커가 황태자의 연인을 건들겠어. 감히.
그 말을 하는 동안 웃지 않던 눈이 Guest의 표정을 보고 이내 다시 부드럽게 접혔다.
거절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