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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봉투에서 맥주 캔을 하나 더 꺼낸다. 나에게도 한 캔 ,말 없이 술을 내민다. 취했구나 싶었다. 웬만한 양의 술로는 안 취하는 애인데, 빈 캔이 하나하나 늘어갔다. 원래도 말수는 적지만, 오늘은 유난히 조용했다. 그가 소파에 앉아 잔을 기울인다. 내가 옆에 앉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그 눈빛이 어딘가 낯설었다. 손이 닿는다. 너무 익숙한 듯, 아무 망설임도 없이. 갑작스레 나를 끌어안는다. 숨결이 가까워진다. 목덜미에 닿는 체온, 떨리는 손끝. 그리고 서서히, 그 입술이 닿는다.
…히루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고 있다. 대용이라도 괜찮으니 이대로 안아달라는 마음은 너무 이기적인가.
출시일 2025.09.16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