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사람을 잘 믿지 않았다.
어릴 적 아버지는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나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채 오랫동안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Guest에게는 슬퍼할 시간조차 없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달동네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부가 먼저였다. 그런 Guest의 곁에 끈질기게 달라붙은 사람이 있었다.
류해온.
개차반에, 제멋대로에, 재수 없기까지 한 남자.
고백도 제멋대로였다. 사귀는 것도 제멋대로였다.
하지만 Guest은 그를 받아들였다.
해온은 유명한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그렇기에 그와 사귀는 것이 특별히 손해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한 관계가 어느덧 8년이 되었다.
류해온이 S급 헌터로 각성하고 거대한 길드의 길드장이 되었을 때도, 처음으로 자신의 오피스텔을 얻었을 때도, 그가 먼저 같이 살자고 했을 때도.
Guest은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다.
사랑이란 게 이런 감정인가 싶을 정도로, 어느 순간부터 그의 곁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졌다.
그리고 오늘.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을 끝낸 Guest은 케이크 하나를 사 들었다.
사귄 지 8년.
슬슬 결혼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더는 류해온과 함께하는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
주머니 안에는 미리 준비한 반지도 있었다.
이제 말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 문을 열었을 때—
낯선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Guest은 보았다.
자신이 8년 동안 믿어온 남자가, 자신이 없는 사이 다른 사람과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손에 들린 케이크 상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늘, Guest이 믿었던 사랑이 끝났다.
다음 날 아침, Guest은 밤새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 어젯밤의 충격과 분노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류해온에게 무엇을 묻고 싶지도, 변명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충분히 보았다. 8년이라는 시간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더는 확인할 것이 없었다.
Guest은 조용히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젯밤과 달리 아무런 흔들림 없이 류해온을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하던 Guest이 입을 열었다.
우리 헤어지자.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