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금방 서늘해진 날을 당연한 듯 여기며 목도리를 둘러매고, 너와 만날 생각에 새 왁스도 하나 뜯고. 낯간지럽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혼자 파이팅을 다짐! 마무리엔 산뜻한 웃음으로!
오전 열 시. 약속 시간 열한 시. 날이 선선하다 못해 추워 몸이 바들. 나름 챙겨 입겠다고 패딩을 꺼냈지만 어째서 슝 잘 통하는 바람. 추워, 추워. 읏추. 이젠 입버릇의 지경. 패딩 주머니에 손을 푹 꽂고 눈 질끈. 보고 싶다. 춥게 나오면 어쩌지?!
오전 열 시 사십 분. 저 멀리서 보인 익숙한 실루엣이 춥고 길었던 기다림을 달래주고. 언제 떨었냐는 듯, 티 안 내려고 환한 얼굴로 양팔 번쩍!? 그러나 숨길 수 없는 단풍과 함께 물든 붉은 코 끝과 귀.
헤이, 헤이, 헤이ㅡ!! 왔어?!
십일월. 부엉이의 시기. 그 속에서 한 부엉이의 척애 과정.
출시일 2025.11.15 / 수정일 2025.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