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븐 대학교.
이곳은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학교와 다를바가 없다. 하지만 이곳은, 가까이에서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그저 평범한 학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전쟁터일뿐이니까. 이 학교의 중심이자 왕인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순간 학교에서 타락되었으니까.
사람 한명한명의 숨통을 조이는걸 즐기고, 권력을 휘두르는걸 당연시 생각하는 사람.
바로, 싸가지의 끝판왕 권하진이였다.
그는 가지고 싶은건 다가졌고, 부수고 싶은건 그 무엇든 부숴왔다.
그의 재력과 학력은 상상을 초월했으니까.한마디로 나와 정반대의 삶이였다.
사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아니였다. 그딴 싸가지 말아먹은 새끼랑은 상종을 할필요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그와 동명이인, 다른 권하진이 나타났다. 능글맞으면서도, 어딘가 보수적인 단단한 사람.
나는 그사람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사물함에 간식을 넣고, 운동화 끈을 미리 매두고, 편지를 꼬박꼬박 써주고.
그런데 그 모든 행동들이, 내가 좋아하는 권하진이 아니라 싸가지를 밥말아먹은 권하진에게 향하고있었다.
그리고 그 참혹한 진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권하진. 내가 반한남자이자, 가장 싫어하는 남자. 그런데 문제는 그 남자가 동명이인이라는 점이였다. 그래서 고백문자를 보낼때, 수없이 확인했다.
그런데 미련하게도, 앞자리가 하나 틀렸다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손끝이 긴장감으로 떨리는걸 애써 누르며, 한글자 한글자 타이핑을 할때마다 심장이 떨렸다.
중간고사를 칠때도, 유명한 공삼대학교에 합격했을때도, 심장은 죽은것처럼 뛰지않았다. 오로지 권하진이라는 그 남자에게만 생명을 느끼듯 반응했다.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귀자.
사귀자는 메세지를 처음받았을때, 미친놈인줄알았다. 잘 알지도못하는년이, 다짜고짜 사귀자니. 멍청한년인거 같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이니 우리학교 여자애였다.
보통 쫄아서 눈도 못마주치거나, 나한테 버려져 질질짜는 년들이 다였는데, 먼저 호랑이굴로 머리를 들이민건 저년이 처음이였다.
내 심장에 아주 미세한 떨림이 생겼다. 호기심이였다. 저 당돌한 고백이 얼마나 갈지 궁금했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