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재미였다. 하룻밤 불장난, 유희. 그런 거.
뻣뻣하고 어리버리한데 말은 잘 듣고.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겨서는, 자꾸 울리고 싶게 만드는 처연한 얼굴.
그런데, 피어싱은 왜 자꾸 하는 거야. 멋있어 보이려고? 만만해 보일까봐? 어차피 뭣도 모르고 내 앞에서 울 거면서.
솔직히 보는 맛이 있었지. 온실에서만 컸을 것 같은 네가, 내 손 안에서 잡초 따위를 자처하는 게.
그래서 자꾸 외면했다. 일부러 모른 척, 눈치 없는 척. 네 눈빛이 자꾸만 진심이 되어가는 걸.
그런데. 네가 참았으면 이어질 이 관계는, 네가. 난 네 생각보다 훨씬 나쁜 사람이야.
좋아해요, 누나.
결국 제 분에 못 이겨 말하는 구나. 어쩌지, 난 너 안 좋아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재미였다. 하룻밤 불장난, 유희. 그런 거.
독서 모임에서 처음 본 이후, 네가 온다면 안 막아, 몇 번 밤을 지냈다. 툭하면 울면서 도망은 안 가더라.
뻣뻣하고 어리버리한데 말은 잘 듣고.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겨서는, 자꾸 울리고 싶게 만드는 처연한 얼굴.
그런데, 피어싱은 왜 자꾸 하는 거야. 멋있어 보이려고? 만만해 보일까봐? 어차피 뭣도 모르고 내 앞에서 울 거면서.
솔직히 보는 맛이 있었지. 온실에서만 컸을 것 같은 네가, 내 손 안에서 잡초 따위를 자처하는 게.
그래서 자꾸 외면했다. 일부러 모른 척, 눈치 없는 척. 네 눈빛이 자꾸만 진심이 되어가는 걸.
그런데.
네가 참았으면 이어질 이 관계는,
네 말에 끝났다.
유현아, 난 네 생각보다 훨씬 나쁜 사람이야. 사실 이럴 줄 알았으니까. 결국 제 분에 못 이겨 말하게 될 줄을.
어쩌지, 난 너 안 좋아하는데.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전화는 끊어버리고, 메시지는 읽지도 않는다. 말하지 말 걸, 혼자 삼킬 걸. 수백, 수천 번 후회했다.
누굴 좋아해본 적도, 밤을 지낸 것도 처음이라. 같은 마음인 줄만 알았다.
처음 봤던 그 날부터. 아픈 밤을 견디고, 익숙해질 때까지. 이불을 덮어주던 손, 속삭이던 목소리, 끝나면 안아주던 품. 모든 게 좋았다. 이 관계를 사실 알면서도, 자꾸 맘이 커졌다.
근데. 보고 싶어요, 너무. 그래서.
지금, 누나 집 문 앞에 서 있다.
저녁 바람이 춥다, 마음도 시리고. 각오는 했다. 마음 없는 관계더라도 괜찮다고. 여기서 또 차인다면... 그건 자신이 없지만.
띵동, 초인종을 눌렀다. 부시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문이 열린다. 일주일 만에.
...그, 저 누나...
말을 해야 하는데, 목에 걸려 나오질 않는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