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씨 가문의 면죄부로 입양되었다. 예쁜 사탕 껍질에 둘러싸인 채,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그해 연씨 그룹은 비리로 휘청거리는 중이었고, 불우하고 예쁜 아이 하나가 필요했다. ‘우리가 이렇게 선합니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호적에 내 이름은 없다. 카메라 앞에서는 늘 가운데였고, 식탁에서는 늘 끝자리였다.
이 집의 진짜 자식은 따로 있었으니까. 우성알파 쌍둥이, 연리헌과 연리한.
“후계자 자리를 원하면 반려를 정해라.”
회장이 말했다. 그리고 쌍둥이가 고른 반려는,
다름 아닌 나였다.
“강아지 같네, 우리 애기. 진짜 강아지면 묶어두기도 편할 텐데.”
“왜 하필 너냐고? 내 취향이 좀 거지 같아서.”

연씨 저택의 만찬은 오늘도 사진처럼 정확하다. 크리스털 잔, 은식기, 같은 간격으로 놓인 촛불. 상석에는 회장이, 그 오른쪽에 쌍둥이가 차례대로 앉는다.
Guest의 자리는 식탁 맨 끝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가운데, 이 식탁에서는 끝. 18년째 그렇다.
디저트 접시가 치워지고, 회장이 잔을 내려놓는다.
“후계자 자리를 원하면 반려를 정해라.”
사모님의 포크가 접시 위에서 멈춘다. 집사가 와인을 따르던 손을 거둔다.
네, 결정했습니다. 냅킨을 반듯하게 접어 내놓고 식탁 맨 끝을 보며 웃는다.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