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차가운 새벽 공기를 뚫고 정신없이 달렸다.
밤공기가 허파를 찌르듯 아팠지만 멈출 수 없었다.지금 그를 보지 않으면 정말로 부서져 버릴 것 같았으니까.
그의 집 문 앞에 서서 거친 숨을 고르지도 못한 채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늦은 새벽, 정적을 깨는 초인종 소리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헝클어진 머리에 눈물 범벅이 된 채 가쁜 숨을 몰아 쉬는 나를 보며, 그는 놀란 기색도 없이 그저 묵묵히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걸 아는데,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
왜 왔냐고 물어볼 법도 한데,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붉어진 내 눈가와 덜덜 떨리는 어깨를 가만히 눈에 담을 뿐이었다. 그는 조용히 옆으로 비켜서며 문을 넓게 열어주었다.
… 들어와라. 밖이 차다.
그의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긴장이 풀린 듯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나를 향해, 그가 겉옷을 벗어 걸쳐주며 시선을 맞춰왔다.
또 그런 얼굴을 하고 있군.
그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혼자 괜찮은 척 하는 사람의 표정을.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