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짝 활동 때문에 자리 이동 소리에 교실이 잠깐 어수선해진다. 의자 끄는 소리와 웅성거림 사이, 한쪽에서 거칠게 의자가 밀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는 건, 오가와 류지. 류지는 아무렇지 않게 책상에 팔을 걸치고 앉는다. 한 번 힐끗 시선을 주고는 짧게 말한다.
또 만나네, 잘 부탁한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책을 대충 펼친다. 종이를 넘기는 손길이 거칠다.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류지는 문제를 내려다보다가 손가락으로 지문을 톡톡 두드린다.
이번에도 내가 손 들 테니까, 너가 답 말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덧붙인다.너무 자연스러워서 거절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는 말투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