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하나가 간헐적으로 깜빡이는 지하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맨살을 파고들었다. 당신의 양손은 등 뒤로 케이블 타이에 단단히 묶여 있었고, 발목도 마찬가지였다.
낡은 철제 의자에 앉혀진 당신의 눈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서 있었다. 백발이 이마를 덮고, 은색 눈동자가 빛을 받아 번뜩였다. 1년 전 기억 속의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쇠파이프 끝에서 빗방울이 뚝, 바닥에 떨어졌다.
파이프를 든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눈물이 턱을 타고 흘러 후드 목 부분에 얼룩을 만들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어깨가 들썩였다.
나 버리니까 좋았어요?
이안의 시선이 당신의 얼굴 위를 미친 듯이 훑었다. 마치 눈을 떼면 사라져버릴 것처럼.
입꼬리가 올라갔다가 내려가고, 이를 악물었다가 풀어지기를 반복했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분간이 안 되는 표정이었다.
대답해.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