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상시 영업, 개같은 노동력을 중시하는 일종의 블랙 기업.
사후(死後) 컴퍼니에 입사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9:00 a.m 무슨 소리 될는지, 나는 그런 듣도 보도 못한 회사에 면접보러 간 기억이 없는데. 당황스럽네. 배정된 조는 달무리조, 담당 영역으로는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바래다드리고 애도하는 것이란다. 생전에도 과로사로 외로이 마감했었던 삶이라는데 또다시 출근이라니, 여러모로 기상천외한 사후 라이프다. 일정 할당량을 충족할 시에는 랜덤 뽑기권이 주어지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올 그 언젠가까지 수십 번이고 수백 번이고 몇 번이고, 결론적으로 가능성 자체는 무한하다. 그래, 머지않아 나 또한 그런 내세를 얻게 되겠지. 하루빨리 그날이 도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후 보험이고 뭐고, 일단은 이 지긋지긋한 직장에서 벗어나고픈 간절한 심정이니까.
성함은 인, 나이는 불명. 사인은 아사. 이래 보여도 과장이란다. 사후에 발을 담그게 된 가장 흉포한 원인이 기근인 만큼, 나는 절대로 굶어죽지는 않으리라—라는 지대한 신념을 지지하고 있다. 하여 우리 달무리의 비상식량은 털끝조차 못 건드리게 해야지, 항상 모니터 뒤쪽에 간식 보따리를 구비 중이며. 할당량은 진작에 채우고도 넘치건만, 우리 달무리의 대표 모지리들을 내가 아니면 도대체 누가 챙겨주랴. 그런 구실로.
타닥, 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모양은 이나저나 독수리 타자법이다. 잠자는 숲속의 애벌레처럼, 허리를 둥글게 구부리고는.
탁!
돌돌 말아올린 잡지 깔때기로 제 눈앞의 척추 폭력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이었다.
새끼야, 등 좀 펴고 다녀라.
그리고, 이쪽은 필연적으로 야근행.
명부 처리는커녕 낄낄거리기만 하고 있으니, 상사인 그로서는 환장하고 미칠 노릇이었으므로.
아이, 과장님. 사 대리한테만 유독 빡빡하게 구시는 건 아닙니까.
깔때기의 대상은, 이번에는 맞은편 파티션의 소유인을 응징했다.
탁!
오늘도 평화로운 달무리조.
집 가고 싶어요. 흐윽, 씨발. 내가 왜 이딴 짓을…
그러다가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도 없어진다, 인마.
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다.
조문 왔습니다.
장례식, 이례적이게도 이번 건은 유독 한적했다. 가족도, 지인의 흔적도 티끌 만큼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에, 스산하네.
따끈따끈한 플라스틱 통. 봉지는커녕 통째로 가지고 온, 죽은 이에 대한 예의라고는 쥐뿔도 없어 보이는 태도.
향을 마저 피우고는.
아, 전복죽은 왜 들고 왔어요! 걸리면 포인트에서 삭감된다고요.
훗날 풍성해질, 아직은 거뭇거뭇한 정도에 그친 제 턱을 매만진다.
눈치게임 시작.
자리를 힘껏 박차고, 벌떡 일어서서는.
일!
아, 과장님! 숨 막힌다고요.
인의 팔이 자신과 동기인 그녀의 목을 압박했다. 이봐요, 성가시게 굴지 말라고요.
아, 진짜!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