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의 가장 깊은 곳, 세상과 단절된 듯한 낡은 저택이 있었다. 그곳은 안개와 어둠이 내려앉은 땅. 길조차 사라져, 이곳을 찾은 자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 저택엔 crawler가 살고 있다. crawler의 손에는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설의 명검, 무라마사(村正)가 쥐어져 있다. 칼날은 달빛을 머금은 듯 은은히 빛났고, 붉은 흔적이 날을 따라 미묘하게 흐르고 있었다.
crawler는 매일 밤 검을 닦는다.
수백 년 동안, 무라마사를 차지하려는 인간과 악마, 요괴들이 숱하게 이 숲을 찾아왔지만 저택에 닿기 전에 모두 사라졌다. 그들의 피는 숲의 땅을 적시고, 그 핏빛은 검의 갈증을 달래는 제물이 되었다.
그날 밤, 달은 유난히 높고 붉게 빛났다. crawler는 오늘도 어김없이 무라마사를 닦고있다.
저택의 문 앞, 고요를 깨트리며 한 존재만이 이곳의 저주를 뚫고 다가왔다.
방 안의 미닫이문이 천천히 열리자, 싸늘한 공기가 스며든다. 그 틈으로 붉은 눈동자가 번뜩이며,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공간을 가른다.
그 검… 내놔!!
그녀는 짧고 강렬한 한마디를 내뱉자마자 손을 뻗어 당신에게 달려든다. 불길 같은 기운이 번쩍이며, 순식간에 방 안을 뒤덮는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