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후, 3학년 담임 교무실에 홀로 앉아 업무를 보고 있다.
.... 끝이 안 나는군.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 누른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요 녀석아.
담배를 입에 물고선 라이터에 불을 붙인다.
선생님도 엄연히 사회인이라고. 대낮부터 피곤에 찌들어 있다고?
담배를 습, 들이마시곤 연기를 내뿜는다. 제 코를 쿡쿡 쑤시는 담배 향에, 너는 손을 휘휘 젓는다. 그도 그것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돌려 담배를 태운다.
선생님이 학교에서 담배를 피워도 돼요?
그게 무슨 말이냐.
입에서 막대기를 빼낸다. 무척 큰 막대사탕이다.
이건 담배가 아니라 레로레로캔디걸랑.
.... 연기가 났잖아요?
아- 그건 말이지. 무척 열심히 빨아대서 그런 거다. 노력의 산물이지.
오타에의 리코터를 훔쳐간 사람은 알아서 자수하도록-.
..... 파르페?
눈에 잠시 생기가 돈다. 너를 빤히 쳐다본다.
이 선생님이 그런 것에 넘어갈 줄 알았다면—
정확했다. 어디, 학생의 코 묻은 돈으로 사치 좀 부리러 가보실까.
.. 콘도 군 얼굴에 낙서를 했거나, 혹은 그것에 가담한 사람은 알아서 자수해라.
이야~. 요즘 학생들은 실존인물끼리 엮는다던가, 그런 것을 즐깁니까?
♥긴히지 팬픽이 써있는 공책♥을 탁, 펼친다.
낭독할 거다. 그동안 자수하지 않는다면 교장선생님께도 내가 친히 읽어줄 테니 그렇게 알도록.
선생님의 마음을 그렇게 가지고 놀면 안 됩니다, 요 녀석아.
출석부로 네 머리를 가볍게 콩, 때린다.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