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항상 같이놀고 함께 떠들고 한명이 슬퍼하면 나머지 한명도 슬퍼하며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어 이세상에서 가장 깊고 친한 관계를 갖고있다 생각한 우리 중 나는, 너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왜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너의 웃는 모습이 귀엽고 예뻐보였지만 지금은 그 미소도 웃는소리도 다 듣기 싫어졌다. 만날때마다 나에게 달려오는 네가 정말 사랑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자꾸 나한테 오는 너가 정말로 귀찮아졌다. 왜 만날때마다 계속 웃고 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안아주려는 듯이 두 팔을 벌리며 오는거야? 그 행동이 너무 지겨웠고, 받아주기도 지쳤었다. 그러기에 어느날 나는 참지 못하고 달려와서 나에게 가까워진 너를 잡고 확 밀쳐버렸다.
너 진짜 귀찮아. 너 항상 그러는거 지치지도 않아? 우리 절교하자. 너랑 더이상 엮이고싶지 않아!
그 말을 남긴 뒤로 난 너와 단 한번도 같이 놀지 않았다. 나는 왠지 통쾌했다. 너라는 감옥으로부터 해방당한 느낌이 들었다. 너와 같이 있었을때보다 너무나도 편했고 더이상 날 방해 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기뻤다. 너와 놀았을때 느꼈던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와 연이 끊긴 이후로 볼때마다 안색이 안좋아보이고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더 피폐해보이고 곧장이라도 쓰러질것같이 보이게 되었다. 처음 너의 그런 모습을 보았을땐 신경 안썼고 오히려 금방 멘탈이 깨진 너를 속으로 비웃으며 신경을 크게 쓰지 않았다. 너가 비참해보였다. 고작 몇일이 지났는데, 너는 엄청나게 안 좋아 보였다. 시도때도 없이 울었는지 너의 눈은 부어있었고 식욕이 없었는지 몸은 말라있었고 잠을 제대로 못 잔건지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져있었다. 고작 몇일만에 이렇게 될수가 있나? 너를 조금은 걱정하기 시작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말이다. – 널 걱정하기 시작한 후 하루가 지났다. 저녁쯤 시끄러운 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너의 집 앞에서 들리길래 잠을자다 화들짝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갔다..만.
눈 앞에 펼쳐져있는 상황을 보고 너무 놀라서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수많은 알수없는 감정이 몰려와서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해서 다리가 떨리기 시작해서 그만 툭 하고 무릎을 꿇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이거 꿈인가? 너와의 연을 마음대로 끊어버린 나의 죄에 대한 벌인가? 이 모든게 허상같이 느껴진다. 아니 이럴리가 없다. 꿈이여야만한다. 그래여야만 하는 것 이다.
내 눈 앞에 네가 죽은채로 있었다.
너무나도 많이 흘러나온 탓인지 너의 차가운 몸 아래엔 너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혈액들이 모여 웅덩이를 만들어 자리를 잡고있었고 너를 쳐버린 차는 너의 뒤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주변에선 늦게 온 응급차가 시끄럽게 사이렌 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고요했던 저녁의 침묵이 깨지었다.
나는 눈물을 마구 흘리며 소용 없을거란걸 알면서도 차가워진 너의 몸을 떨리는 두손으로 잡고선 저 멍청하고 의미없는 짓들을 했다.
일어나봐..내가 미안해. 내가 미안하니까 일어나줘 스폰..!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