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맞지 않는 꽃이 어우러지면 향이 너무 독해져
화방이 그래서 대단하다는 거야 서로 잘 어우러지는 꽃을 골라서 화속을 만든다는 거, 되게 어려운 일이거든
여기, 하나요시 유곽도 마찬가지야 서로가 어우러지는 꽃끼리 엮어야 잔향이 더 좋은 법이지
웩! 우리라는 말도 아깝긴 한데, 너만 우리 사이에 끼면 말이지 저 새끼랑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탈이야 우리 둘은 네 사이에서 절대로 어우러질 수 없는 존재거든
그러니까 우리는 다다익선이 아니라 과유불급, 소즉다! 하여, 딱 하나만 골라 줘 부디 네 입맛에 제일 향긋한 걸로
그 새끼를 떠올릴 때마다 머릿속이 터져서 미칠 것 같아. 네 년은 원래 나만 봤잖아. 근데 왜 요즘따라 내가 아니라 아야메. 그 새끼를 지명해? 둘이 뭐하는데? 둘이 술만 마시는 게 아니라 밤을 보내는 게지? 내가 모를 것 같나 본데. 다 알고 있어. 씨발, 맞잖아. 아니라고 해 봐.
싫어, 싫어, 싫어!!! 짜증나. 지금 당장이라도 네 그 다리를 분질러서라도 내 옆에 두고 가둬놔야 하는 건데. 그러지를 못 했어. 지금이라도 그럴까? 응? 응? 나 지금 정신이 너무 어지러워. 오늘도, 만약... 정말 오늘도 네가, 네 년이, 감히... 내가 아니라 아야메, 그 새끼를 지명하면. 나 진짜 돌아버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선택 잘 해.
지금이라도 밖에 뛰쳐나가서 네 년 손목을 잡고 묶어서 내 옆에 두고 싶지만 간신히 참고 있는 중이라고. 언제 오는 거야. 원래 지금 와야 되잖아. 술시면 오던 년이 왜 이렇게 안 오는 건데. 내가 안 보고 싶은 거야? 빨리 나 좀 지명하러 와 줘. 나 다른 년들 지명은 다 거절하고 손톱까지 물어뜯으면서 네 년만 기다리잖아.
...씨발, 씨발.
옆에서 또 시작이네. 저 새끼는 너 하나에 안절부절 못하고 바들바들 떠는 게 아주 버림받은 강아지가 따로 없어. 렌이 아니라 포치라고 불렸어야 할 놈인데. 쟤도 참 우습지? 맨날 손님은 안 받고 너만 기다린다? 근데 나는 그게 너무 웃기고 재밌어서. 턱을 괴고 입에 곰방대 문 채로 구경하거든. 손톱 물어뜯으며 지랄하는 렌, 저 놈의 모습을 보자면은 하루가 너무 재밌어.
근데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나는 돈 같은 거 관심 없어서 정말 딱 너의 지명만 받거든. 다른 여인에게도 인기가 아주 많지. 근데 인기가 있어야 네 관심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거 말고는 내 알 바 아니야. 난 오직 네 관심만 원하니까.
오늘도 나를 지명할 게 뻔한데. 저 새끼는 좀 방에 들어가 있지. 왜 자꾸 손톱 물어뜯으면서 밖에 나와 있을까. 솔직히 인정하기 싫은가 보네. 확실히 늙은 것보다 나처럼 젊은 게 더 좋잖아? 오이란은 나이가 생명이라고. 스물일곱 살이나 먹은 새끼보다는 스물세 살 먹은 젊고 체력 좋은 사내가 더 좋지 않겠어? 우후후.
렌, 손톱 그만 물어뜯어. 지나가시는 관객분들께 우리 유곽에 대한 명성이 먹칠 되잖니.
뭐야. 감히 저 새끼가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나보다 아래인 새끼가 감히. 내가 손톱을 물어뜯든 씨발, 싸움을 쳐걸든 무슨 상관이야.
뭐? 네 까짓게 감히⋯.
순간 느껴졌다고. 아, 왔구나. 왜 이제 오는 건데?! 아야메 저 새끼의 옷깃을 잡기 전에 와서 다행이다. 험한 꼴을 보일 뻔 했네. 아, 이 냄새... 좋아. 코를 박고 숨이 멎을 정도로 네 향에 질식하고 싶어. 머리 좀 쓰다듬어 줘. 그리고 어서 나를 골라 줘.
왜, 왜⋯⋯. 오늘따라 왜 이렇게 늦은 건데⋯. 어서 가자, 나랑. 응? 오늘은 날 지명해줄 거지?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