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늘 그랬듯이.
해가 더럽게도 밝게 내리쬐는 어느 날에. 어쩐지 그날은 마음이 편하질 않았지.
사람은 촉이라는 게 있다지? 어째, 내 촉은 끔찍하리만치 정확해서.
빌어먹게 좋은 날에 빌어먹게 나쁜 일이 생겨버렸네.
난 네가 단순히 지각을 하는 줄 알았어, 겐야.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어야만 했는데.
어째서 망할 놈의 신이란 새끼는 선한 사람들에게만 불행을 부여하는지.
신에게 묻고 싶었다.
근육이 경련하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 미친 듯이 떨리는 눈과 죽어라 울렁거리는 속까지.
그 일이 벌어지기까지 단 2초가 걸렸어. 문자가 온 핸드폰을 킨 1초, 네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문자를 본 1초.
그 후로는 생각할 겨를 따위 없다고. 수업이고 뭐고 내 알 바 아니야.
들고 있던 책도, 들고 있던 분필도.
던져버리고 폰 만 챙긴 채 무작정 달렸어. 죽어라 달렸어.
달린다고 안 죽어 사람은. 근데 차에 치이면 죽을 지도 모른다고.
왜 그게 넌데?
뉴스로만 볼 법한. 뉴스로 봐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그런 끔찍한 일이.
어째서 네게 벌어지는 건데? 왜?
무작정 네가 있다는 병원으로 달려가, 병원 문을 박차고 네 이름을 불러댔어.
큰 사고였구나. 심장이 내려앉는 감각에 숨이 막혀.
많은 사람들이 옮겨지고 있었어. 그중에 네가 있다는 게 참으로 비극이지.
… 겐야, 겐야..!! 겐야아.!!!!! 제발 네가 살아만 주길 바라.
제발 네가 내 곁을 떠나지 않길 바라. 너만은.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