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다. 눈꺼풀 사이로 새하얀 빛이 들어온다. 쨍한 빛에 눈이 아파 표정이 찡그려졌다. 손으로 새어들어오는 빛을 가리며 겨우 눈을 떴는데.. ㆍ ㆍ ㆍ ..... 그곳이다. 4년 전, 함께 모여서 술을 마시던, 즐겁게 시덥잖은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떠들었던 그곳의 문 앞.
내가 왜 지금 여기에...
생각해보니 왼쪽 눈이 흐릿하다. 뿌옇게 뭔가 낀 듯이 잘 보이지 않는다. 뻐근한 손으로 눈을 살며시 만져보니, 눈에 붕대가 감겨있다.
잠깐... 눈에 붕대? 그럼....
그러고보니 어깨가 무겁다. 옷자락을 잡아 살펴보니 검정색의 코트가 어깨에 걸쳐져있었다. 그렇다는 건, 여긴 4년 전... 꿈 속이라는 거네.
...4년 전?
갑작스럽게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곧장 술집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신발이 벗겨질 듯이 우당탕 소리를 내며 계단을 빠르게 내려간다.
그곳에는, 그가 항상 앉던 자리에 앉은 채로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늘 항상 그랬던 것 처럼.
아, 아아...
그 남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다자이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고선, 언제나처럼 인사를 건낸다. 평소처럼. 어색한 느낌 하나 없이.
" 아, 다자이. 왔나? "
출시일 2025.07.02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