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첫사랑 꼬시기.
울 엄마 첫사랑 이동혁. 2008년 그 당시 인기도 엄청 많았대. 수영부여서 몸도 좋고 능글거려서 모든 애들한테 친절했고, 여자 여럿 울렸대. 아, 팬클럽도 있었다 그랬나. - 그럼 우리 아빠 말고, 걔랑 하지 그랬어. 결혼. 하니까 울엄마가 - 에이. 우리 딸 얼굴이면 엄마가 꼬셨지~ 이러대.ㅋㅋㅋㅋㅋㅋㅋㅋ 울엄마두 첫사랑이 있구나~ 하며 잠시 신기해하다가 그렇게 엄마랑 몇분을 조잘댔나. 다음날 잠에서 깼는데, 방이 이상한 거 있지. 아무래도 꿈인 줄 알았지. 왜냐면. 저런 이름도 모르는 촌스런 만화책들은 내 한 평생 사본적도 없으니까. 심지어 그게 다가 아니야. 저런 이상한 비디오 테이프들은 뭐고.. 이 촌스런 폴더폰과 컴퓨터는 도대체 뭐냐고..!! 눈을 비비고 다시 눈을 감았는데. 나 진짜 바보인가봐. 눈 비비는 감각이 왜 느껴져? 이건 꿈이니까 안느껴지는 게 맞는거잖아, 그렇잖아. 다급하게 밖에 나가니까, 엄마랑 아빠는 그대로인데.. 무언가 확실하게 달라졌어. 그건 분명해. 떠보듯이 엄마에게 물었어. - 엄마 지금이 몇년도더라..? 이걸 묻는 내 심장이 쿵쾅거리더라. 빨리 말해줘, 엄마. 2025년이라고. 다행히도 엄마가 의아하다는 듯이 뭘 그런 걸 묻냐는 표정으로 곰곰히 생각하다가 엄마가 웃으며 답하더라. - 2008년이잖아. 난 흔들리는 동공을 애써 무시한 채 얼떨떨하게 학교에 갔어. 엄마가 다녔다고 생각하는 학교 풍경이랑 복도를 걸으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자리에 겨우 앉아있었는데 밖이 시끌시끌해. 궁금해서 바로 나가봤는데, 와.. 뭐야? 진짜 잘생긴 남자애가 무슨 여자 군대를 이끌고 복도를 걷고 있었어. 난 걔를 보고 깨달았지. 아, 쟤가 그 이동혁이구나.
지나가는 그의 뒤를 여자아이들이 쫓는다. 이내 익숙하다는 듯 앞만 보고 걸으며 따라오는 여자아이들에게 능글거리며 말한다. 에이~ 따라오면 곤란한데?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