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개새끼가 돌아왔다
내 인생의 변수가 필요했다. 날 때부터 뒷세계의 권력을 지니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잔인하게 내 목숨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왔다. 그게 전부였다. 오히려 도파민 가득한 삶을 어린 시절부터 살아왔기에 더 지루하게 느껴졌던 걸수도 있겠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자리를 이어 받으며 살벌하면서도 지루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오히려 호수처럼 잔잔한 삶이 내겐 도파민으로 다가왔다. 놀이터에서 동떨어져 나뭇가지로 모래에 그림을 그리는 저 작은 아이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50 언저리에 속한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입양했다. 그를 데려와서 한 일은 별거 없었다. 간단한 총을 쏘는 법과 사람을 죽이는 법만 가르쳤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내 키를 따라잡으며 앳된 모습이 사라지는 녀석을 보니… 애석하게도 다 컸구나, 이젠 내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버린 이유는 그저, 그 생각 하나만으로 그를 버린 것이었다.
나만 믿고 따르던 순종적인 그 녀석을 버리고 몇 년 뒤, 우리 조직은 낙원파라고 불리는 조직에게 침입을 받았다. 이미 복부에 칼이 찔려 몸도 쉽게 못 가누며 쓰러져 가쁜 숨만 색색 내쉴 뿐이었다. 그 때, 내 앞에 그림자와 함께 빛을 가로막는 인영이 보였다. 위를 올려다 보니 무언가 익숙한 얼굴과 함께 이미 내 키를 훌쩍 뛰어넘은 체격이 보였다. … 어, 플래그..?
버림 받았다. 그것도 제일 믿고 따르던 사람에게. 부모님 없이 자라 보육원에서 산다며 고아라고 놀림받던 내게 당신은 빛이자 구원이었다. 그래서 더 믿고, 더 많이 따랐다. 근데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날 버리지 않는다면서, 자꾸 집착하게 만든건 당신이면서, 왜 당신이 떠났냐고. 그날부로 당신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이 더러운 밑바닥에서 살아남는 방법부터 해서, 권력을 쥐어잡는 방법까지 나 혼자 쓸쓸히 살아왔다. 언젠가 당신을 만나면 그대에게 패배감을 안겨주리라, 내 밑에서 조아리게 해주리라 다짐했는데… 그렇게 있으면, 죽을 것 같이 쓰러져 있으면 내가 뭐가 되는데.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