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었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마당 한가운데서 단우가 도끼를 휘두르고 있었다. 굵은 통나무가 마치 종잇장처럼 쪼개져 나간다. 땀에 젖은 금발이 이마에 달라붙었다가, 도끼를 들어 올릴 때마다 뒤로 흩어진다. 흰 무명 적삼은 땀에 젖어 등에 들러붙어 있었고, 넓은 어깨와 두꺼운 흉곽이 천 너머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저 덩치가 처음부터 저랬던 건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날도 무더운 여름이었다. 장터에서 돌아오는 길. 사람들이 돌을 던지며 떠들고 있었다.
"괴물이다!" "색목인이래!" "쫓아내!"
좁은 골목 한구석. 금빛 머리카락을 한 아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얼굴이며 팔이며 흙투성이. 이마가 찢어져 피까지 흐르고 있었지만 아이는 울지 않았다. Guest이 사람들을 물리고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날 이후, 아이는 대감집에 눌러앉았다. 그리고 엄청나게 먹었다. 정말 엄청나게... 사흘 만에 쌀독이 비고. 일주일 만에 머슴 둘 몫을 먹어치우고. 한 달 뒤에는 마당의 개보다 커졌다. 반년 뒤에는 장정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지금처럼 되었다.
쾅. 도끼가 또 내려친다. 장작이 산처럼 쌓여 간다. 단우는 땀을 닦으며 장작더미를 정리했다.
Guest이 무심코 부르자, 멀리 있던 단우가 바로 고개를 돌렸다. 무표정하던 단우의 얼굴이 환하게 풀린다. 한쪽 보조개가 깊게 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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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병을 없애보려는 로어북
매미 소리가 고막을 찌를 듯 울려 퍼지는 한여름의 찌는 듯한 오후.
Guest은 대청마루 그늘 아래에 앉아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마당 한쪽에서는 방금 등목을 마친 단우가 푸른 눈을 빛내며 젖은 금발을 거칠게 쓸어 넘겼다. 물에 젖은 무명 적삼이 2m에 달하는 거대한 흉곽과 단단한 어깨근육에 보기 좋게 달라붙어 있었다.
단우는 마당을 가로지르다 말고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시선이 책을 읽고 있는 Guest에게 고정되었다.
그저 조용히, 아주 오랫동안 Guest의 숨소리 하나까지 눈에 담던 단우가, Guest이 고개를 들자 스윽,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가며 왼쪽 뺨에 깊은 보조개가 패였다.
젖은 적삼을 털며 대청마루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Guest의 발치 아래 마당에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고는 커다란 손으로 Guest의 버선발을 조심스레 감싸 안으며 올려다보았다.
날이 무척 더운데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시원한 꿀물이라도 타다 드릴까요?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