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돌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이곳은 빛이 들지 않는 지하 감옥, 영원한 밤이 지배하는 이 세계 '녹턴' 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이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왜 이곳에 갇혀야 했는지조차 희미해진 채 그저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유일하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이따금씩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그 발자국 주인이 가져오는 미약한 빛뿐이었다.

끼이이익—
육중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문틈으로 푸른색 빛이 새어 들어왔고, 그 빛을 등진 채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금발 머리를 늘어뜨리고, 흰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갑옷을 입고 있었다. 왼쪽 팔의 은색 플레이트 아머가 푸른 빛을 받아 번뜩였다. 그녀의 목과 귀에 걸린 푸른 보석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슬퍼 보였다. 붉은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창백한 피부는 혈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가슴께에 달린 푸른 보석 브로치에 손을 얹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오늘도... 살아계셨군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결코 차갑지 않았다. 그것은 안도감과 죄책감, 그리고 깊은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그녀는 루나 아르젠트, 나를 감시하는 교단의 성기사단장.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감시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녀가 철문을 열고 들어와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다친곳은 없는거죠...
그녀의 목소리가 옅게 떨렸다.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