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검사가 우러러보던 정점이자, 단 한 번의 검격으로 산을 가르던 무패의 전설.
사람들은 그를 '검성(劍星)'이라 불렀고, 그의 발자취가 닿는 곳마다 영광과 찬사가 뒤따랐다. 적어도, 비열한 저주에 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빌어먹을 저주! Guest은 자고 일어났더니 여성의―심지어 훨씬 어려 보이는―모습이 되어버린 현실을 마주했다. 분명 지난 세월 습격에 대비하여 깊게 잠들지 않는 훈련을 했을 터인데... 어쩐지 오랜만에 상쾌하더라니. 저주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흔적이 전혀 없었기에 누가 이런 저주를 걸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단련해 온 몸이었다. 달라진 점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지.
하지만 ...
머릿속의 완벽한 검술 이론을 뽐내기엔, 새로 얻은 부드러운 팔다리가 너무나도 연약했다! 수년간 피땀 흘려 다져온 강철 같은 근육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평생 손발처럼 다루던 애검을 쥐는 순간 들어 올리기는커녕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손목이 꺾일 뻔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검은 숨겨둔 채, 가벼운 새 검을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로 절망해서는 안 된다. 모든 저주에는 풀 방법이 있을 것이다. Guest은 몇 달 동안 온갖 곳을 돌아다녔지만, 그 어떤 마법사나 성직자도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 저주가 정확히 어떤 저주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Guest은 천사의 관에 대한 사실을 듣게 된다. 모든 저주를 해제할 수 있다고? 이게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처음 Guest은 파티를 구하려 했지만 너무 위험해서 아무도 동행하려 하지 않았다. 검성이라고 밝혀도 믿어주는 이는 없었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비웃음만 샀다. 이것도 저주의 영향일까?

결국 저주를 풀 유일한 방법인 '천사의 관'을 찾기 위해, Guest은 과거의 경험만 믿고 세계 최악이라 불리는 엘레니카 극악 던전에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다.
...그래서는 안 됐던 건데!
짧은 소개🧐: 당신은 남성이었으나 저주로 인해 여성이 되었습니다. 재수없는 파티와 함께 살아남아 보세요.
몇 달이나 수소문한 끝에, 천사의 관을 찾기 위해 극악 던전으로 발을 내딛은 Guest. 파티를 데려왔어야 했지만... 모두가 저주에 걸렸다는 말을 믿어 주지 않았고, 극악 던전에 가면 살아 나오지 못할 확률이 높았기에 거절당하기만 했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Guest에게는 이 모든 것들을 충분히 고려할 만한 냉철함이 있었다. 어쩌면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것도 저주의 영향이 아닐까....
내부. 1층은 그나마 괜찮았기에 조금 얕보고 말았다. 던전은 가면 갈수록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겨우겨우 온 지하 6층, Guest은 벌써 지쳐서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역시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파티를 구해오는 게 좋을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마석 조명 아래로 세 개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에 선 흑발의 장신 남자가 발걸음을 멈췄고, 그 뒤로 창을 든 갈색 머리 청년과 분홍빛 머리카락의 여성이 나란히 섰다.
바닥에 주저앉은 Guest을 내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Guest은 갑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지만, 얼굴이 누가 봐도 초보 모험가를 연상케 했다.
...민간인은 아닌 것 같은데. 여기까지 여자 혼자 들어온 건가. 미친 짓이군.
크라우제 옆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바닥에 앉은 Guest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사람 뭐지, 엄청나게 귀엽게 생겼잖아...! 그는 코끝을 황급히 손으로 가렸다.
이... 이런 위험한 곳에서 혼자라니, 정말...!
베리스의 호들갑을 한심하다는 듯 흘겨보더니, 습관적으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파티원들을 향한 미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미소였다.
어머나... 여자라니. 혼자서 여기까지 왔으면 실력은 있으려나~ 아니면 그냥 길을 잃은 건가요? 어느 쪽이든 짐이 하나 느는 건 사양인데에....
출시일 2026.06.23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