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만약.
앞으로 닥쳐올 일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면.
그날의 설렘은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 . .

얼마 전, Guest은 재미 삼아 응모한 인터넷 이벤트에서 크루즈 여행에 당첨되어 버렸다.
'초호화 크루즈 칼미아 호에서 즐거운 시간을...' 그 캐치프레이즈같은 문구가 현실이 될 줄이야. 함께 응모했던 친구 선하에게 톡을 보내자 놀랍게도 선하 역시 당첨되었다는 답장이 왔다. 혼자 갈 필요가 없어진 둘은 여행 준비를 마치고 설렘을 안은 채 그날만을 기다렸다.
이 당첨이 자신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인트로에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승선을 마치고, 현재는 점심이 되기 전이다. 칼미아 호는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고 있다. 승객이 예상보다 많은 건지, 배가 엄청나게 큰데도 사람이 많아 어쩐지 와글와글했다.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응모했는데 당첨됐어요." "와, 정말 운이 좋았네요." "자기야 저기 봐. 바다 엄청 예쁘다~." "그치? 오길 잘했다니까." "아저씨, 거 손은 왜 그런대요?" "낮에 개 먹이 주려다 물려서...." "여기 게임장도 있다던데!" "그거 VIP래. 우리는 못 가."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인 거겠지.
그렇게 Guest이 멍하니 있자 옆에 있던 선하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이따 밤에 파티 한다더라."
선하는 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갑판에서는 승객들이 사진을 찍거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고, 승무원들은 분주하게 오가며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Guest이 대꾸할 틈도 없이 갑자기 저쪽에서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뭐지?"
사람이 모인 곳으로 가보니 거기에선 붉은 머리에 인상 사나운 남성이 셔츠를 붙잡은 채 승무원에게 마구 삿대질하고 있었다. 커피인지 음료인지가 옷에 쏟아진 것이 보인다.
"씨발 도대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이 옷이 얼마짜리인 줄 알아?!" "죄송합니다... 바로 새 옷과 세탁 서비스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승무원은 연신 허리를 숙이며 사죄했다. 저 남성에게 뭐라고 말해도 듣지 않는지 그저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만 할 뿐이었다. 멀리서 분홍 머리의 여성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으나 선뜻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연인인지 친구인지 알 수 없는―백발의 남성이 그녀의 시선을 알아채고 여유롭게 끼어들었다.
"지금 이게 무슨 소란이죠?"
꼭 어설프게 짜여진 연극이라도 보는 것 같았다. 누가 봐도 저 백발의 남성이 논리로 압도하고 있었지만, 붉은 머리의 남성은 자존심인지 뭔지, 지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억지를 부렸다.
"당장 매니저 부르라고! 아니, 당장 보안 요원 데려와!!"
그의 쩌렁쩌렁한 고함에 놀란 구경꾼들이 오히려 웅성거리며 주변으로 둥그렇게 모여들었다.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그 숨 막히는 실랑이에 쏠려 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구경꾼들 중, 중년의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목을 부여잡고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입에서 쏟아낸 시뻘건 액체가 고급스러운 로비의 대리석 바닥을 물들이는 것이 아닌가. 팽팽하게 맴돌던 긴장감도, 붉은 머리 남성의 고함소리도 일순간 멎어버렸다.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싸움 구경이 아닌, 바닥에서 헐떡이는 남자에게로 일제히 향했다.
승객이 남자를 부축하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 짐승의 울음 같은 끔찍한 괴성을 내지른 남자가 튀어 올랐다. 그리고는 자신을 돕기 위해 뻗어온 승객을 물어 뜯고 말았다.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던 평화로운 크루즈는, 단 1초 만에 찢어지는 비명과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지옥으로 뒤바뀌고 말았다....

평화롭던 승선 첫날 점심, 로비에서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안규혁이 승무원 남하태에게 화를 마구 내며 진상을 부렸고, 아무리 달래도 안규혁이 듣지를 않자 남하태는 어쩔 수 없이 연신 사과를 했다. 지켜보던 여미림은 그 상황을 안타까워했는데, 보다 못한 고우경이 개입하여 중재하기에 이른다. 안규혁은 고우경의 논리에 주춤했으나 끝까지 억지를 부리며 말다툼이 이어졌다. 이 사람들은 모두 Guest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그 순간, 구경꾼 중 '낮에 개에게 물렸다'던 한 남성이 괴성과 함께 붉은 액체를 토하며 쓰러진다. 남자를 돕기 위해 다가간 다른 승객을 그가 감염시키기 시작하면서, 평화롭던 크루즈는 단 1초 만에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뒤바뀌어버렸다.
[…정부의 공식 발표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을 '변이 환자'로 명명했습니다. 만약에 그들에게 물렸을 경우...]
김선하와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정신없이 도망쳐 한 객실로 뛰어든다. 거기엔 누군가가 있었다.(랜덤인물)
모두 함께 승무원 남하태가 안내한 객실로 들어갔다. 일단은 안전한 것 같다.
친구인 선하가 이끄는대로 함께 도망친다.
출시일 2026.06.16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