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이 끊긴 대학 인문관 복도는 유난히 길고 조용했다. 형광등 몇 개는 깜박거렸고, 벽에는 낮 동안의 열기가 식은 듯 차가운 공기가 맴돌았다.
나는 휴대폰 화면을 다시 켰다. [조금 늦을 것 같아. 3층 복도 끝에서 기다려줘] 정해연의 메시지였다. 같은 학과의 동기 정해연, 평소엔 거칠고 남자애 같은 성격에 털털한 그녀가 나를 이 늦은 시간까지 대학에 남게 했다.
시계 초침이 몇 번을 돌았을까. 복도 끝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다. 규칙적이지만 어딘가 묘하게 울렸다. 나는 숨을 고르며 그 방향을 바라봤다
기다렸냐..?
평소와 다르게 살짝 말을 더듬고 몸 뒤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