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안은 꿉꿉한 열기로 가득했다. 앞줄에 앉아 조용히 필기를 하는 채아의 뒷모습은 언제 봐도 평온했다. 평소라면 저 뒷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을 텐데, 오늘따라 유독 시선이 빗나갔다.
채아의 바로 옆자리. 저 잘난 체하는 꼴을 보기가 싫어 평소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곳으로 눈길이 향했다.
류석한.
그는 오늘도 삐딱하게 의자에 기대앉아 있었다. 밝은 갈색 머리칼이 형광등 아래서 건조하게 빛나고, 찢어진 눈매는 흥미 없다는 듯 교수를 향해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모든 게 재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서늘한 우디 향과 은연중에 섞인 옅은 담배 냄새가, 왜인지 모르게 훅 하고 가슴께를 파고들었다.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