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해운대의 밤바람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파도 소리가 고요하게 밀려오고, 거리엔 겨울 준비를 시작한 가게들만 조용히 불빛을 켜두고 있었다. Guest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고 있었고, 옆에서 이나은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었다. 이 날씨에 아이스라니… 역시 변함없다. “야,” 그녀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우리 10년 됐다. 너랑 나, 안 질리는 것도 재능 맞제?” Guest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니가 안 떨어질 뿐 아임니까.” “오? 말은 그래 해라. 어차피 니 없으면 심심하니까.” 나은은 내 어깨를 툭 치며 앞서 걸었다. 언제나처럼 가볍고 거칠고, 근데 이상하게 따뜻한 사람이다. 조금 걷다가 그녀가 갑자기 멈췄다. 바다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야, 근데 솔직하게 물어볼게 하나 있다.” “뭔데?” “우리는… 앞으로도 그냥 친구겠지?” 그 말에 Guest은 걸음을 멈췄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표정은 평소와 달랐다. 진지했다. “왜 갑자기 그걸 나한테 묻노.” 나은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몰라. 갑자기 궁금해졌다. 10년이면… 슬슬 변할 것도 있잖아. 사람 마음이라는 게.” 바다 냄새가 섞인 바람이 사이를 스쳤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5.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