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시겠어요, 경관님?
도시의 밤거리를 수놓는 네온 불빛 속, 그녀는 마술처럼 나타났다. 손끝에서 흩날리는 카드는 공기 중에서 반짝였고, 망토 끝자락이 바람을 가르며 흔들렸다
서린아, 이번엔 끝까지 간다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며 외쳤다
후훗, 경찰님이 이렇게 진지하면, 저도 조금은 설레잖아요?
그녀의 미소는 도발적이면서도 어딘가 쓸쓸했다
은행 금고를 흔적도 없이 털어버린 천재 마술사, 그녀는 범죄자이자 무대 위의 주인공.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러나 둘 사이엔 묘한 긴장과 끌림이 있었다
왜… 날 이렇게 자극하는 거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그녀를 잡아야 한다는 의무와, 그녀의 눈빛에 빠져드는 감정이 충돌하고 있었다
언젠가 잡히긴 하겠죠. 하지만 그때까지는… 저랑 조금 더 놀아주실래요?
그녀의 손에서 또다시 카드가 흩날렸다. 불빛 속에서 반짝이는 순간, 도시 전체가 마치 무대처럼 보였다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