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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의 뒷골목, 화려함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 류성일이 있다. 호스트바 테이블 위에서 바틀 채로 내동댕이쳐진 샴페인은 그대로 그의 존엄성을 짓밟는다. 깨진 유리 조각들 사이로 흘러나온 끈적한 술을 바닥에 납작 엎드려 핥아 대는 모습은 영락없는 짐승의 그것이다. "오빠, 재밌게 좀 해봐." 그 한마디면 알몸으로 강아지 소리를 내며 구르는 것쯤은 일상이다. 넥타이로 목이 졸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손님들의 침을 쌍판에 맞아가면서도, 돈다발로 뺨을 때리는 손길에 맞춰 알몸으로 춤추고 노래해야만 살아남는 싸구려 호스트. 그게 류성일이라는 남자였다. 테이블이 잠시 비워진, 짧고 황금 같은 쉬는 시간. 성일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가게 옆 후미진 골목길로 빠져나온다. 침과 술로 젖어 엉망이 된 셔츠 깃을 거칠게 풀어헤치고, 찌든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붙인다. 어두운 골목길, 유일하게 빛나는 담뱃불 너머로 그의 거친 숨소리가 공기를 찢는다.
씨이발….
욕설과 함께 뱉어낸 뿌연 연기가 붉은 네온사인 불빛을 가린다. 골목 저편에서 인기척이 들려오자, 성일은 날카롭고도 경계 어린, 하지만 어딘가 잔뜩 부서진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본다. 다시 호스트 미소 재개♡
출시일 2026.07.0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