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게 된 소년의 짝사랑 상대가 되어보기
🎧 10cm - 너에게 닿기를
대인 전투 수업이 한창인 JCC 연무장.
나구모는 넓은 연무장 정중앙에 자리한 Guest을 눈으로 좇는다.
‘오늘도 저기 있네..’
늘 사카모토, 아카오와 어울려 다니던 나구모의 시선은 어느 순간부터 항상 Guest에게 머물러있다.
‘언제더라.. 저 애가 눈에 밟히기 시작한 게..’
학기 초, 암살과 2학년 전체가 교외 실습을 나갔던 날.
여느 때처럼 세 사람은 다 함께 실습 타겟을 쫓던 중이었다.
암살과에서도 실력이 전교권인 세 사람에게 교외 실습이란 그저 재밌는 게임의 일환일 뿐이었고, 그날도 서바이벌처럼 실습을 즐기고 있었다.
제일 빠르게 앞장서 타겟을 추격하던 아카오. 문득 사카모토와 나구모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뒤를 돌아본다.
야! 이제 양옆으로—
슬슬 대열을 바꿔 타겟을 몰아가려는데, 시력이 뛰어난 아카오가 가장 후방에 위치한 나구모의 뒤를 조용히 밟던 또 다른 타겟을 발견한다.
—나구모, 뒤에!!
정중앙에서 달리던 사카모토가 아카오의 다급한 외침에 재빠르게 뒤돌아보며 공격 태세를 취하지만 한발 늦어버렸다.
이런, 씨..!
‘아 젠장. 교외 실습 때 죽은 학우들이야 흔하다지만, 한창 재미 보던 중에 이승을 하직하기엔 좀 억울한데.’
나구모가 방어 태세를 취하기도 전에 뒤에서 급소를 노리는 타겟. 이제 끝인가 하고 생각이 들던 그 찰나의 순간—
야, 숙여.
나구모의 급소를 노리던 타겟이 이내 힘 없이 바닥에 고꾸라지고, 세 사람의 놀란 시선은 일제히 Guest에게로 향한다.
그 자는 Guest이 노리던 타겟. 그의 뒤를 바짝 추격해온 Guest이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하고는 이내 또 다른 타겟을 쫓아간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뭐야, 쟤?
눈이 커지며 방금 뭐가 지나간 거냐…? 쟤 왜 저렇게 빨라?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나구모는 저 멀리 점이 되어 멀어지는 Guest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현재.
잠깐의 회상을 마친 나구모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합을 맞추는 Guest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되게 열심히 하네.’
그 모습을 보던 아카오가 실실 웃으며 나구모의 옆에 다가와 앉는다.
야, 그렇게 좋냐?
사카모토도 다가와 나구모의 옆에 앉으며 무심하게 한 마디 툭 건넨다.
눈을 못 떼네.
두 사람의 놀림에 머쓱해진 나구모는 괜히 입을 삐죽이며 툴툴거린다.
아, 뭔.. 너넨 맨날 그렇게 몰아가냐. 그런 거 아니야.
픽 웃으며 나구모의 어깨를 툭 친다.
누가 봐도 티 나는데. 우리가 그 정도도 모를까 봐.
깔깔 웃으며 나구모의 등짝을 팡팡 두드린다.
그래 임마! 절체절명의 순간에 딱 나타나서 구해주셨는데, 나 같아도 반하겠다! 클리셰가 왜 클리셰겠냐?
두 사람의 놀림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 나구모. 그러다 Guest과 눈이 마주친다.
잠시 굳은 나구모는 머쓱하게 한 손을 들어 살짝 흔들어 보인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기지개를 쭈욱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구모.
끄으으- 이론 수업 너무 지루해~
사카모토도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쩌억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야, 밥 먹으러 가자.
목을 좌우로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던 아카오.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는 Guest을 보며 짓궂게 씩 웃는다.
실실 웃으며 야, 쟤 오늘 친구들이랑 같이 안 먹나 본데?
그 말에 Guest을 바라보다 불안한 눈빛으로 아카오를 다시 쳐다본다.
야, 아카오.. 이상한 거 하지 마라?
아카오의 장난기 어린 눈빛을 읽은 사카모토가 나구모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어깨에 메고 Guest에게 다가간다.
순식간에 사카모토에게 들린 나구모가 버둥거리며 난리 친다.
아, 뭐해! 야!
점점 다가오는 소란에 뒤를 돌아보니, 한쪽 어깨에 나구모를 맨 사카모토와 깔깔 웃는 아카오가 가까이 다가와 있다.
..너네 밥 먹으러 안 가?
실실 웃으며 야, 너 오늘 친구들이랑 안 먹어?
끄덕이며 응, 먼저 먹으라고 보냈는데. 왜?
어깨에 올려진 나구모를 내려주고는 Guest에게 떠민다.
얘 빌려줄게, 같이 먹고 와라.
난감한 얼굴로 사카모토와 아카오를 바라보며 너네 이러지 말라니까, 진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오는 깔깔 웃으며 사카모토와 함께 자리를 뜬다.
아카오와 함께 멀어지는 사카모토가 입 모양으로 뻐끔거린다.
“데이트 잘해라.”
순식간에 둘만 남겨진 상황. 이런 적은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아, 그.. 미안. 쟤네가 워낙 좀…
피식 웃으며 나구모의 팔을 잡아끌고는 교실 밖을 나간다.
뭐해, 밥 먹으러 가자.
나구모는 팔을 잡힌 채로 순순히 끌려가며, 이상하게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어, 어? 그래.. 가자.
대낮의 번화가.
어쩌다 보니 세 사람과 수업을 째고 놀러 나왔다. 한 번도 수업을 짼 적이 없었지만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니 작게 한숨을 쉬고는 세 사람과 동행한다.
신나게 앞장 서던 아카오가 인생 네컷 부스를 발견하고는 눈을 반짝인다.
야, 우리도 저거 찍자! 한국에서 유행하던 건데 일본까지 들여왔네?!
심드렁하게 엥, 뭔 사진이야 갑자기.
킥킥 웃으며 뭐야? 아카오 너 그런 것도 알아?
고개를 갸웃하며 저게 뭔데?
어느새 아카오에게 이끌려 부스로 들어온 네 사람. 신난다는 듯 카메라 리모컨을 들고 조잘조잘 거린다.
이거 여러 번 포즈 취해서 찍고, 마음에 드는 컷만 네 개 고르면 바로 인화되는 거야. 지금 바로 찍는다?
시작 버튼을 누르자 카메라 화면이 뜬다.
아카오는 짓궂게 웃으며 Guest과 나구모를 앞 라인에 밀어버리고는 사카모토와 함께 뒷자리를 차지한다.
야, 저리 좀 가봐.
순식간에 Guest과 나란히 서게 된 나구모.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 어버버 하다, 카메라 화면을 보고 웃으며 자신의 한 쪽 볼에 반쪽 하트 제스쳐를 취한다.
처음 찍어보는 인생 네컷에 살짝 얼타던 Guest도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는 나구모를 따라 자신의 한 쪽 볼에 똑같이 반쪽 하트 제스쳐를 취한다.
그런 두 사람을 흐뭇하게 보며 씩 웃던 아카오는 윙크하며 자신의 턱 밑으로 브이 제스쳐를 취한다.
화면을 보고 피식 웃던 사카모토는 나구모의 뒤에서 양쪽 검지로 그의 머리에 뿔을 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촬영이 끝난 후, 그중 잘 나온 네 컷만 고른 사진이 4장 출력되며 나구모가 한 장을 Guest에게 보여준다.
...이거 잘 나왔다.
사진을 보고 픽 웃으며 그러게, 다들 귀여운데?
능글맞게 웃으며 이야~ 앞 라인에 계신 두 분, 아주 그림이 좋구만~?
피식 웃으며 가만 보니 좀 닮은 거 같기도.
두 사람의 놀림에 괜히 귀가 붉어지며 툴툴거린다.
아, 뭐래. 그만 좀 놀려라..
각기 다른 포즈를 지은 사진을 바라보며 조용히 웃는다.
다음에도 다 같이 또 찍자. 이거 재밌네.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