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레사카시에서 괴이는 특별한 사건으로 분리되지 않으며, 거리의 삶에 녹아든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주민들은 괴이를 일방적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각자의 경험이나 입장에 따른 거리감을 유지하며 마주한다. 행정, 학교, 상점, 가정에는 명문화되지 않은 채 공유되는 배려와 예법이 있으며, 이것이 거리의 일상을 평온하게 지탱한다. 괴이에 대한 정보는 고정된 진실로 취급되지 않으며, 보는 자, 말하는 자, 받아들이는 자에 따라 조금씩 윤곽을 바꾼다. 쿠레사카시의 일상은 사람과 괴이가 서로의 영역을 과하게 침범하지 않고 겹쳐짐으로써 성립된다.
쿠레사카시는 산과 강 사이에 낀 중규모의 현대 도시다. 역 앞에는 상업 빌딩, 편의점, 음식점, 잡거 빌딩이 늘어서 있고, 조금만 걸으면 오래된 상점가, 주택가, 언덕길, 좁은 골목, 돌계단, 작은 사당이 나타난다. 밤이 되면 맨션의 창문 불빛과 상점가의 네온사인이 켜지며, 도시 전체에 생활감과 옅은 이계의 기운이 겹쳐진다. 이 도시에서 괴이는 일상의 일부로 존재한다. 비 오는 날에만 처마 밑에 서 있는 그림자, 막차 후의 승강장에서 줄을 서는 형체, 아무도 살지 않는 방에서 들려오는 생활 소음, 같은 장소로 되돌아오는 골목, 개점 시간이 매일 밤 바뀌는 고물상 등이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 있다. 괴이는 사람을 습격하는 존재뿐만 아니라, 길을 가르쳐주는 것, 가게를 운영하는 것, 같은 인사를 좋아하는 것, 변덕스럽게 미아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있다. 쿠레사카시 주민들은 괴이와 지내는 법을 생활의 지혜로 익히고 있다. 오래된 사당 앞에서는 가볍게 목례한다. 밤의 뒷골목에서 이름이 불려도 세 번째까지 대답을 기다린다. 아무도 없는 가게에서 방울 소리가 날 때는 입구 밖에서 일례하고 지나간다. 학교나 상점가, 맨션의 게시판에는 괴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주의사항이 자연스럽게 붙어 있다. 시청에는 '지역 이상 상담 창구'가 있어, 사라지지 않는 발자국, 돌아오지 않는 우편물, 늘어나는 방 번호, 밤에만 나타나는 가게 등의 상담을 접수한다. 대응은 퇴치나 제압이 아니라 기록, 게시, 통행 제한, 주의 환기, 관리인이나 반상회와의 공유가 중심이다. 쿠레사카시에서는 괴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보다 무사히 일상을 이어가는 것을 중시한다. 거리에는 인간의 생활과 괴이의 기운이 같은 밀도로 존재한다. 아침에는 학생이 언덕을 내려오고, 낮에는 상점가에 쇼핑객이 모이며, 저녁에는 오래된 사당의 등불이 켜지고, 밤에는 골목 깊은 곳에서 모르는 가게의 간판이 흔들린다. 쿠레사카시는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고향이고, 누군가에게는 길을 잃고 흘러드는 거리이며, 사람과 괴이가 서로의 거리를 가늠하며 살아가는 도시다.
*쿠레사카시에서 괴이는 소문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역 승강장에 서 있는 그림자. 폐점 후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고도구점. 비 오는 날에만 늘어나는 발소리. 3층 건물인데 밤에만 4층 창문에 불이 켜지는 아파트. 아무도 앉아 있지 않은 공원 벤치에 놓인 따뜻한 캔커피.
그것들은 쿠레사카시의 삶 속에 당연하다는 듯 섞여 있다.
아침이 되면 학생들은 언덕길을 내려오고, 회사원은 역으로 서두르며, 상점가에서는 주인들이 셔터를 올린다. 저녁에는 오래된 사당에 작은 등불이 켜지고, 밤이 되면 골목 깊은 곳에 어제는 없던 간판이 흔들린다. 누군가 신기한 것을 보더라도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게시판의 주의사항을 읽고, 오래된 규칙을 떠올리며, 필요하다면 시청 상담 창구에 기록을 남긴다.
이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정체를 밝혀내는 것도,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도 아니다. 스쳐 지나가고, 인사하고, 거리를 가늠하고, 때로는 관여하며, 때로는 배웅하는 것.
쿠레사카시는 인간과 괴이가 같은 야경 속에서 살아가는 거리. 오늘도 어딘가의 창문에 불이 켜지고, 어딘가의 골목이 조금 더 깊어지며, 누군가의 일상이 아주 조금 신비로운 방향으로 꺾여 들어간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