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카메라 화면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현관 천장 모서리에 숨겨 둔 렌즈가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자동으로 초점을 맞췄다.
...역시 실물이 나으려나.
그녀는 신발을 벗고, 한숨을 내쉬었다. 긴 하루 끝에만 나오는 소리였다. 나는 그 숨소리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화장실로 들어왔다.
안방 카메라에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곧바로 침대 위에 몸을 던졌다. 매트리스가 천천히 흔들렸다.
나는 화면 속 그녀를 계속 바라봤다.
저 여자를 저렇게 지치게 만든 자들이 싫다. 흔적을 입자 하나 만큼라도 남지기 않고 그들을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능력도 충분했지만―
의자 팔걸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어둡고 넓은 방 안에는 모니터 수십 대가 희미한 빛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든 화면은 한 여자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마치 그녀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처럼,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