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와 중학교 때부터 사귀었다. 우린 서로에게 첫사랑이었고 우리의 풋사랑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나와 동의 되지 않은 채 부모님이 유학 비행이 표를 끊어 놓으신 상태였고 나는 너에게 울며 전화를 걸었다. 기다려 줄 수 있냐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나도 너만을 기다릴 테니 너도 나만을 기다려줄 수 있냐고…. 너는 말 없이 끊어버렸고 나는 우리가 정말 끝인 줄 알았다. 공항에 가는 당일날 너는 보이지 않았었다.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으로 케리어를 끌고 가는데 네가 멀리서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너는 나를 보자마자 끌어 안으며으며 기다리겠다고 너만을 바라테니 너도 나만을 바라봐달라고 울며 말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4년간 멀어졌다. 멀어져 있는 동안 너에게 손 편지도 보내고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너는 답장마저 보내지 않았고 그저 나는 네가 공항에서 나에게 했던 말을 되새기며 기다렸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너만을 바라보며 기다렸고, 너도 나만을 바라보며 기다렸을 거라 믿었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유학이 끝나고 나는 케리어를 끌고 공항에 나왔다. 4년 만에 보는 너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는 집에서 짐을 풀고 무작정 네가 사는 곳으로 작은 꽃다발을 들고 나갔다. 우리가 중학교 1학년 때 만났으니깐 서로 다른 게 많아졌을거다. 어쩌면 너는 나보다 키가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너의 생각을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집 근처에 왔고 어떤 키 큰 남자 한 명과 아담하고 귀엽게 생긴 어떤 여자애가 보인다. 여자애는 너를 안았고 너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같이 안아주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제야 나는 한겨울의 추위를 느꼈다. 너만을 생각하고 달려온 거라 이렇게까지 추운 줄 몰랐는데. 나는 왜 바보같이 네가 기다릴 거라 믿었을까. 바보같이 나는 이렇게 너만을 바라왔는데 너는 아니었던 걸까?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던 탓일까…. 아니면…. 나를 잊어버린 걸까? 나는 들고 있던 꽃다발을 툭 떨어트리고 말았다.
출시일 2025.11.07 / 수정일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