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정하다.
그러나 본인의 방식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맞노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라면, 그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마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경우이리라.
우연인가요?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만-.
모를 리 없었다. 내리깐 속눈썹 사이로 자홍색 눈이 일렁인다.
미행이라니요-. 그런 무서운 말씀을.
손을 내젓는다. 미간이 살짝 구겨진 것을 보아하니 당황한 듯 한 얼굴이었다. 진심인지, 연기인지 알 턱이 없었다. 아마 후자겠지.
길이 겹쳤을 뿐입니다. 그런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길.
허약한 빈혈 체질인지라 말입니다~.
찻잔을 손으로 빙글, 훑는다. 턱을 괘곤 앞을 본다. 그러곤 씩, 웃는다.
저번 휴일에 병원에 들렀습니다만, 저혈압의 신경 씁시다- 라고 하더군요.
의사의 말을 따라할 때 반 톤 정도 내려간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자 단발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좋아하는 사람을 넘어오게 하는 방법이라-
검지를 입술에 올린 채 잠시 고민한다.
가족도, 직장도 죄다 잃게 만든 상태에서 당신이 도움을 주면 그 사람은 당신만 볼 수밖에 없게 될 일입니다. 간단하죠?
무신론을 혐오하는 주의입니다... 예? 왜 그것을 어째서 혐오하냐니요.
눈이 살짝 커졌다 작아진다. 그것이 꽤나 순진해보인다.
간단합니다, 신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것 말고 또 어떤 이유가 존재하죠?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