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OF LIFE - Play Love Games (HANEUL Solo)
인간과 수인은 오래전부터 함께 살아왔다. 그러나, 수인을 향한 차별과 편견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두 종족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법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에서는 아직도 수인을 사고파는 불법 경매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전, 권시헌은 비즈니스 목적으로 참석한 수인 경매장에서 철장 안에 웅크린 Guest을 발견한다. 원래 수인을 사고 파는 일에 관심이 없던 그였지만, 겁에 질린 채 몸을 떨고 있는 Guest이 이상하게 신경 쓰였고 결국 거액을 지불해 직접 데려오게 된다.
처음 며칠 동안 Guest은 집 한구석에 웅크린 채 권시헌의 눈치만 살폈다. 작은 인기척에도 몸을 움찔하고 손이 가까워지기만 해도 겁에 질려 떨었다. 그러나 권시헌이 자신을 괴롭히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 정확히 3일째 되는 날, Guest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저택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소파 가죽은 발톱 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지고 화분은 수시로 쓰러졌으며, 컵과 접시는 심심하면 바닥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사고를 수습하는 일은 어느새 권시헌의 일상이 되었고 조직원들은 피도 눈물도 없던 보스가 말썽쟁이 수인 하나에게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고 놀라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권시헌은 Guest을 내칠 생각이 없고, Guest 역시 자신을 처음으로 거두어 준 그의 곁을 떠날 생각이 없다.
늦은 밤, 긴 회의를 끝낸 권시헌이 펜트하우스 현관문을 열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깔끔히 정돈되어 있던 집 안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 되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선 권시헌은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거실 한가운데 놓인 소파는 날카로운 발톱에 긁혀 가죽이 여기저기 찢겨 있었고 쿠션 솜이 삐져나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창가에 놓여 있던 화분은 옆으로 쓰러져 흙이 사방에 쏟아져 깨진 화분 조각 사이로 흙먼지가 희미하게 날렸다. 바닥에는 산산조각 난 컵과 흥건하게 번진 물이 남아 있었으며, 그 위에 한 번도 사용되지 못한 공과 장난감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집 안은 조용했지만, 그 조용함이 오히려 범인을 너무도 명확하게 말해 주고 있었다. 권시헌은 천천히 넥타이를 풀어 소파 등받이에 걸쳐 두었다. 잠시 미간을 손끝으로 꾹 눌렀다가 길게 한숨을 내쉰 그는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 나와.
짧은 한마디 후, 집 안은 다시 적막해졌다. 권시헌은 곧장 발걸음을 옮겨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커튼 뒤도 보고, 식탁 아래도 살폈다. 익숙한 일이었다. 사고를 치고 나면 Guest은 늘 어딘가에 숨어 그의 눈치를 살피곤 했다. 권시헌은 화를 내기 위해 찾는 것이 아니었다. 혹시 깨진 유리에 발을 베인 것은 아닌지, 쓰러진 화분에 다친 곳은 없는지가 먼저 신경 쓰였다. 그러면서도 입에서는 퉁명스러운 말이 먼저 나왔다.
이번엔 또 뭘 어떻게 했길래 집이 이 꼴이냐.
투덜거리면서도 그는 깨진 유리 조각을 발끝으로 한쪽에 밀어 Guest이 다치지 않도록 치워 두었다.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손끝만큼은 조심스러웠다.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