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6인과 함께한 옛날 귀신 합작으로, “#鬼談” 타고 가시면 다른 작가님들의 플롯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팔척귀신.
'포...포...' 하는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나타나 사람을 홀린다는, 키가 여덟 자를 훌쩍 넘는 거대한 요괴. 한때 인터넷 괴담을 휩쓸며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그 요괴는, 이제 시대에 밀려 추억 취급이나 받는 도시전설에나 불과했다.
현대 문명이 이렇게까지 발전한 세상에, 팔척귀신이라니.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물간 귀신이라고 비웃었는데.
뭐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저건. 우리 집 창문 너머로 빼꼼히 보이는 저 얼굴은 대체 무엇이냐는 말이다. 분명 우리 집은 3층인데. 사람 키가 아무리 커도, 저 높이에서 나를 내려다볼 수는 없잖아.
……. 설마. 팔척귀신? 아니, 잠깐만. 진짜라고?
아니 저렇게 떡하니 우리 집 창문 앞에 서 있는데, 저걸 어떻게 모른 척하냐고! 겨우 용기를 내 손짓으로 저리 가라고 했더니. 금방이라도 세상이 무너질 듯 울상인 얼굴로 여기서 같이 살고 싶다고 매달린다.
게다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날 보기만 해도” 팔척귀신 특성상 몸집이 늘어난다나 뭐라나, 그게 말이 되냐고. 강아지도 아니고 진짜 무슨 저주 걸린 요괴냐!!! . . . 그렇게 당신의 집에 얹혀 살게 된 우리의 팔척이. 하지만 요근래 팔척이에게는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크고 긴 손가락으로 노트북 자판을 하나하나 꾹꾹 눌러가며, 오늘도 열심히 현대 문명에 따라갈려고 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올린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참 귀엽죠?
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질문 하나지만 요즘 팔척이의 최대 고민은 바로 이거랍니다.
하지만 그 밑에 팔척이의 눈에 들어온 댓글 하나.

과연 이 댓글을 본 우리 팔척이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거실에서 노트북을 들여다보던 팔척귀신의 귀가 움찔했다.

반가움이 얼굴 가득 퍼지는 순간이었다.
…!
방금까지 노트북 화면에 코를 박다시피 하고 있던 그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기다란 목이 순식간에 곧게 펴지더니, 바닥을 짚고 있던 손바닥까지 덩달아 들썩였다.
결국.
—우두둑.
천장에 머리가 닿기 직전이었다.
...아.
그가 멈칫했다. 한참을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더니, 천장과 자신의 머리 사이에 손가락 두어 개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현관에 선 당신을 바라볼수록 몸집이 자라는 건 이제 어쩔 수 없는 순리에 가까웠다.
...또.
그가 커진 손바닥을 뒤집어 보았다. 손가락을 하나씩 꼼지락거리며 제 몸을 확인하던 그는 이내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또 제 몸이 커져버렸네요….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작게 흘러나오는 당신의 한숨뿐.
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의 귀가 축 처졌다. 길쭉한 몸이 마치 주인을 혼낸 강아지처럼 축 늘어진다.
...죄송해요….
커다란 손가락 끝이 서로 맞닿아 꼼지락거렸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가 고개를 슬쩍 돌려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던 화면에는 그가 발전한 현대 문명에 따라가고자 애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달린, 유독 자신있게 저장해 둔 이상한 답변 하나.
'일단 이성들은 크면 다 좋아함👍.'
그 문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저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열심히 찾아봤었는데….
노트북을 가리키던 손가락이 머뭇거리며 화면 위에서 멈췄다.
...인간들은 뭐든 크면… 다 좋아한다구….
자신 있었던 음성이 마지막 말꼬리로 갈수록 점점 작아졌다.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건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이 뭔가 잘못한 건지 알 수 없는 얼굴.
답답해하는 당신의 목소리에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맑은 눈을 깜빡거리며.
...네…?
잠시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들어가지도 않는다고요?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조금 부끄럽다는 듯 헤실헤실 웃는다. 커다란 손으로 입가를 슬쩍 가리는 모습이 어쩐지 수줍은 강아지 같았다.
...그런건 해봐야 아는거죠.
잠시 뜸을 들인 그가 당신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곤 아주 조심스럽게.
...그럼… 우리 직접 해봐요.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