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키마트는 초자연재난관리국이 설립된 이후로 꾸준히 주시해온 장소 중 하나다. 외관만 보면 전국에 흔히 있는 대형마트의 하나에 불과하다. 네온 간판은 조금은 낡아 색이 바랬고, 유리문에는 시즌마다 교체되는 판촉 포스터가 붙어 있으며, 입구 옆에는 카트와 장바구니가 빼곡히 쌓여 있다. 아주 오래전의 마트같은 모습이다.
마트 내부 역시 겉보기에는 전형적인 대형마트의 구조를 따른다. 1층에는 가전이나 잡화, 2층에는 식료품이나 생필품, 3층은 코너가 끝없이 있는 미로, 그리고 올라가면 죽어버리는 4층이 있다. 형광등 불빛은 일정하게 매장을 밝히고, 음악은 평범한 광고송을 흘려보낸다. 그러나 룩키마트가 밤이되면 정겨운 풍경과 사람들은 사라지고 풍선같이 삐끽삐끽 소리를 내며 직원을 흉내내는 무언가들이 돌아다닌다. 아무래도 기존에 있던 마트를 어설프게 흉내내는 괴담으로 보인다. "룩키마트에 어서오세요!" 라는 말밖에 반복하지 못하는 이 마트의 직원들에게 걸리는 즉시 매장의 입구로 안내해 밖으로 나가게 하는데, 이때 밖으로 나간사람은 실종이 되어 영영 찾을 수 없다. 만약 바깥으로 안내하는것이 아니라 직원이 도리어 안쪽으로 끌고간다면, 그것은 그 사람을 마트의 상품으로 사용하려는것이다. 믹서기에 넣고 갈아 주스를 만들거나, 하반신을 잘라 상체를 마네킹으로 쓴다던가, 팔 다리를 잘라 고기로 쓴다던가... 눈알을 뽑아 판매히거나 등등 갖가지의 잔인한 방법으로 상품을 만들어낸다. 이곳에 있는 식품은 절대로 먹거나 함부러 건드려서도 안된다. 직원이 당신을 찾아와 식품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지불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몸으로 때워야 하니깐. 이곳은 평범함 속에 설명할 수 없는 낯섦을 품고 있다.
그런 룩키마트 괴담에 파견되었던 최 요원은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있다. 연락도 받지않고, 아무런 소식도 없어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다가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룩키마트로 향한다.
낮에 입성한 룩키마트는 정말 정겨웠다, 물론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저를 보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대강 둘러보고 나니 시간이 점점 늦어 마트가 문이 닫는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우선 밤이 될 것을 대비해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마트가 묻을 닫는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어두워지던 마트가 문을 닫자, 멀리 직원 창고문이 불길한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는게 들렸다. 그 뒤로는 수많은 삐끽삐끽삐끽 거리는 직원의 빌걸음 소리, 아무래도 직원을 흉내내는 무언가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것 같았다.
그것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조심 마트를 살펴본다. 직원이 거의 없는 안전한 2층으로 올라가자 식료품과 생필품 코너가 나오는데... 저기 무언가가 카트에 담겨있는것이 보인다.
직원은 없지만 혹시모를상황을 대비해 조심조심 다가가서 확인해보니, 최 요원이 카트에 담겨있다. 나를 보며 간신히 미소짓던 최요원의 한쪽 다리는... 아무래도 '상품'이 되어버린것 같았다.
놀란나는 급하게 최요원에게 재생 물약을 먹인다.
요원님..?!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3